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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334

2023년 06월 24일 “아, 왜 이렇게 끈질겨” 아침으로 토스트를 씹던 마이는 발로 노견인 포키를 밀어냈다. 하지만, 포키는 바로 돌아와서 다시 마이의 발을 건드렸다. 뭔가 줘, 라며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흥, 먹을 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하면서. 마침 와이셔츠를 입은 아빠가 하품을 하면서 다가왔다.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마이 건너편 의자에 앉았다. 동시에 포키는 아빠의 발치로 다가가서 앉았다. “역시 아빠를 가장 좋아하는구나” 아빠가 만족스럽게 매번 하는 소리는 내뱉었다. 아빠가 바로 음식을 준다는 것을 노견은 아는 것이다. 포키의 입자에서 보면 아빠는 먹이 담당일 것이다. “여보. 매번 그렇게 바로 주면 안 돼요. 이 녀석 사료 남았단 말이야.”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타박을 받았다. “사람이 먹는 밥이 더 맛있는 법.. 2023. 6. 24.
2023년 6월 18일 “마코토, 읽어보세요.” 캐시가 가리킨 것은 교실 입구에 걸려있던 황동 명판이었다. 길이 2미터 정도의 명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양생의료를 시행함에 있어서 모든 능력과 판단을 동원해, 환자의 이익이 되는 일을 생각하고, 위해를 가하거나 부정을 목적으로 치료해서는 안 된다...... 또한, 내가 어떠한 집에 들어가더라도 나는 병자의 이익을 위해 그들에게 갈 것이며, 어떠한 해악이나 부패스러운 행위를 멀리할 것이다. 그리고 이 맹세를 계속 지키는 한, 나는 인생과 의술을 누릴 것이지만, 만약 이 맹세를 어긴다면 나는 그 반대의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이른바 라고 하는 글이었다.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가 그리스 신에게 올린 선언문이므로, 의대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라면 대부분 어딘가에.. 2023. 6. 18.
2023년 6월 17일 담당 교수가 기술과 지식을 인정하지 않는 한, 대학에서는 의사로 취급받지 못하는 제도였던 만큼, 당연히 교수도 환자에게도 호평이었지만, 연수의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껄끄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담당 교수에게 자신의 생사여탈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즉, 법의학 교실에서 점수를 받지 못하면 의사 취급을 못 받겠군요.” 의사 취급을 못 받는다는 말이 너무도 정확해서 마코토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임상연수 제도에서는 연수의의 아르바이트가 금지되어 있다. 대신 급여를 지급받는데, 현재 평균 연봉은 365만 엔이다. 단,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 민간 병원과 대학의 차이가 크다. 또한 대학마다 다르다. 게다가 연수의의 신분이라도 고가의 전문 서적은 자기 부담, 거주도 당연히 직접 부담해야 하는.. 2023. 6. 17.
2023년 6월 16일 산 자와 죽은 자 ‘너, 사체는 좋아해?’ 질문은 받은 마코토는 말문이 막혔다. 11월의 옅은 햇살이 쏟아지는 법의학 교실에서 인사도 나누지 않은 채 받은 첫 번째 질문이었다. 게다가 눈앞에 앉은 빨강머리와 파란 눈동자의 질문자가 내뱉은 일본어는 참으로 유창했다. “아, 이런. 자기소개도 아직이었네요. 전 법의학 교실 교수인 캐시 펜들턴.” “여, 연수의 츠가노 마코토입니다.” 불쑥 내민 손은 허겁지겁 붙잡았다. 거칠었지만 손가락이 길고 호리호리한 손이었다. 의사보다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다만 빈말이라도 미인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굵은 눈썹과 하관이 도드라진 얼굴. 짓궂게 표현하자면, 이름과 예쁜 손가락만이 그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 2023. 6. 16.
Keydous NJ80-AP 유무선 핫스왑 https://funkeys.co.kr/shop/item.php?it_id=1657696646 펀키스 공식 홈페이지 펀키스, Funkeys, 바밀로, 더키, Varmilo, Ducky, 더키 키보드, 바밀로 키보드, 키보드 커스텀, 기계식 키보드, 명품 기계식 키보드, 프리미엄 기계식 키보드, 커스텀 기계식 키보드, Mechanical Keybard, Custom funkeys.co.kr 기계식 키보드 여러 개 썼지만 얘는 진짜 사람 황당하게 만드네요. 텍타일 타입의 골드브라운 스위치로 선택했는데, 쓰고 얼마 안 되서 스위치가 맛이 가더군요. 다른 방식의 제품을 샀어야 했나...? 아무튼 특수키랑 바꿔끼우면서 썼는데, 결국 스위치를 따로 샀네요. 이게 가격이 15만원 정도 하거든요. 더 고가의 제품도 많.. 2023. 6. 2.
루프덱 사용법 루프덱 구매하고 좀 만져 봤는데, 나쁘지 않네요. 설정법이 기본 매뉴얼이나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겠더라고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프로필을 설정하면, 기기가 선택한 소프트웨어 특화된 형태로 바뀝니다. 예를 들어서 포토샵을 선택하면 포토샵의 설정값을 자동으로 가져오는 거죠. 거기에 터치 페이지와 다이얼 페이지로 하부 메뉴를 구성할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튜토리얼 형식의 매뉴얼로 만들어야 할 듯. 이렇게 화면에 터치 페이지2 라는 버튼을 만들어요. 하단에 보시면 1, 2이 있잖아요. 초기에는 1번만 있는데, 터치 페이지2라는 페이지를 추가하면 숫자 2가 추가됩니다. 그러면 위에 설정한 터치 페이지(2)를 누르면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는 거죠(페이지 명칭.. 2023. 5. 24.
크리처 관련 아트북 펀딩하나 보네요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1873 이세계 크리처 도감 , , 등의 게임 작화와 애니메이션 「데카당스(2020)」에서 ‘가돌’ 디자인을 맡은 캐릭터 디자이너 마쓰우라 사토시의 오리지널 캐릭... www.aladin.co.kr 아마 관심있게 보신 분들이 많으셨을 듯한데, 블로그 구독자분께서 펀딩한다고 알려주셨는데, 텀블벅 같은 곳이 아니고 알라딘이었군요. 나무 이름 책 펀딩한 적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하네요. 2023. 5. 16.
손목~!! 프로그래머, 작가, 저처럼 번역가를 포함한 글쓰는 직종은 모두 공감하는 일일 겁니다. 손목!! 책 한 권 번역하더라도 10만타 이상은 쳐야 하니까요.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는 번역 작업으로 일 년 6개월 정도 쓰니까 몇몇 키는 아예 맛이 가버리더라고요. 기계식 키보드로 넘어오게된 계기였죠. 그래서 큰 운동은 안 하더라도 손목을 꾸준히 풀어주고, 어깨나 팔 위주의 운동을 깔짝거리는 정도는 하거든요. 결국에는 얼마나 타자를 덜 치느냐 하는 부분이 중요한 거죠. 매크로 지정이 가능한 마우스를 쓴다거나 키 압력이 최대한 약한 키보드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소프트웨어 자체 매크로를 사용해서 타수를 줄이려고 하는 거죠. 그럼에도 키보드도 두드리다가 마우스도 쓰다가 하지만, 결국에는 키보드,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이나.. 2023. 5. 8.
2023년 04월 8일 카에데는 스르륵 떨어지는 담요를 조부의 깡마른 목 밑까지 올려서 살며시 덮었다. 청소를 끝내고 책장의 책에 닿지 않게 조심하면서 비누향의 항균 스프레이를 뿌리자, 벌써 물리치료사가 올 시간이 되어 있었다. 이 항균 스프레이는 그저 방의 청결만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다. 조부는 빈번하게 모기 같은 작은 벌레의 환각을 본다. 그럴 때 즉석에서 “살충제” 대용품 역할도 한다. 이제 가요, 할아버지. 또 올게요. 서재의 문 옆에는 돌아가신 조모에게 물려받은 것과 마찬가지인 경대가 있었다. 오랜 세월에 열화가 아니라 진화라고 해야 할 만큼, 경대의 나뭇결에는 켜켜이 쌓인 시간이 만든 복잡한 색감의 화장이 칠해져 있어, 각별한 깊은 멋을 연출하고 있었다. 카에데는 경대 서랍에서 머릿빗을 꺼내, 머리를 빗고 거울을 보.. 2023. 4. 8.
2023년 04월 07일 할 말을 전부 쏟아내고 만족한 것일까. 조부의 양 눈꺼풀이 서서히 닫혔다. 하루종일 조부는 이 방에서 전동식 휠체어에 앉아 있는다. 장신에 마른 조부의 체형에 맞춰서 큰 사이즈를 선택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편안한 모양인지, 의자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게 된 것은 큰 오산이었다. 곁에 있는 보조 테이블에는 이동에 빼놓을 수 없는 나무지팡이가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지팡이를 추천해 주었던 요양보호사는 용변을 볼 때 사용하시는데, 책장에서 책을 고를 때는 귀찮아하면서 전혀 쓰지 않으세요, 넘어지실까 봐 걱정이네요, 라며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여전히 책을 좋아하시는구나. 하지만 아마 내용은...... 대부분 머리에 들어오지 않겠지 하고 서글픈 상상이 스쳐 지났다. 책이 가득 들어찬 서재에 시큼한 잉크 냄.. 2023. 4. 7.
2023년 04월 06일 오늘 아침은 파란색 호랑이가 들어왔단다, 하고 카에데의 조부가 말했다. “손잡이를 어떻게 돌렸을까. 참 재주도 좋다.” 조부는 호랑이가 서재로 들어왔다는 것보다도, 몸이 파란색 체모에 뒤덮인 것보다도 호랑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던 쪽에 더 놀란 듯했다. “물리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카에데는 일부러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 속으로는 모처럼 일어났는데 또 그런 이야기야, 하며 살짝 낙담한다. 주 1회 정도 방문하지만, 조부는 거의 누워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게다가 가끔 일어나 있어도 환시로 본 이야기뿐이다. 그리고 카에데가 돌아갈 때까지 그런 이야기만 하다가 제대로 된 대화가 성립되지 못했다. 그래도 카에데는 솔직하게 “파란색 호랑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여러 번 맞장구를 쳤다. 본가이기도 한 조부의.. 2023. 4. 6.
2023년 03월 07일 곧바로 주변이 조용해졌다. 어둠에 둘러싸인 공간, 카시와기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멀리서 들여왔다. 사카키는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 타이밍에 카시와기는 마지막 메일을 보낸 순간이었다. “끝났어.” “돌아가죠!” 사카키는 급하게 타임카드를 찍었다. 카시와기 역시 재빨리 타임카드를 찍었다. 카시와기가 사무실 조명 스위치를 내리자, 모든 구역이 드디어 어둠이 잠겼다. 비상등만 흐릿하게 복도를 비추고, 엘리베이터 패널이 무척 밝게 보인다. “카, 카시와시 씨, 뒤는 제가 맡겨 주세요......!” “등 뒤로 달라붙지 마. 더워.” 카시와기는 키가 크고, 생김새도 시원시원했다. 게다가 3센티미터 정도의 낮은 힐을 신고 있어서, 듬직함은 흡사 여성 가극의 남자 역할을 맡은 배우 같았다. 그에 반해 .. 2023.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