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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23년 6월 17일

by blacksnowbox 2023. 6. 17.

담당 교수가 기술과 지식을 인정하지 않는 한, 대학에서는 의사로 취급받지 못하는 제도였던 만큼, 당연히 교수도 환자에게도 호평이었지만, 연수의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껄끄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담당 교수에게 자신의 생사여탈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즉, 법의학 교실에서 점수를 받지 못하면 의사 취급을 못 받겠군요.”

의사 취급을 못 받는다는 말이 너무도 정확해서 마코토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임상연수 제도에서는 연수의의 아르바이트가 금지되어 있다. 대신 급여를 지급받는데, 현재 평균 연봉은 365만 엔이다. 단,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 민간 병원과 대학의 차이가 크다. 또한 대학마다 다르다. 게다가 연수의의 신분이라도 고가의 전문 서적은 자기 부담, 거주도 당연히 직접 부담해야 하는 학생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다. 자금과 인맥이 없으면 개업도 할 수 없으니 요령이 없는 연수의는 아무리 애써도 어엿한 의사로 대접받지 못하고 값싼 노동력으로 소모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학생도 의사도 아닌 참으로 어중간한 신분이다.

“츠쿠바 교수는 온후하고 공정한 사람이니까, 괴롭히려는 의도는 아니겠지요. 그러면, 이건 준교수로써 주는 첫 어드바이스입니다. 일단 사체를 좋아하도록 하세요.”

“저, 저기.”

마코토는 머뭇머뭇 손을 들고 발언할 허락을 구했다.

잠시 대화를 나눈 느낌으로는 무척 기탄없는 성격 같았다. 이 기회에 물어볼 수 있는 것은 전부 물어볼 생각이었다.

“네, 뭔가요.”

“저, 지금 내과 연수 중인데, 그 사정을 좀...... 생체, 즉 환자를 좋아하라는 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환자의 육체를 좀먹는 병을 근절하고 건강한 몸으로 되돌린다. 아무리 성격파단자라도, 어떤 범죄자라도 존엄을 지키며 치료에 온 힘을 쏟는다. 그것이 의사의 사명이라고 배웠습니다.”

“저도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상이 사체라면, 어떨까요. 이미 살아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의사가 노력해도 죽은 환자는 되살릴 수 없잖아요. 물론 학술적으로 불가해하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만, 그, 그 일은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가요.”

“사체를 상대하는 것은 전혀 즐거움이 없는 일입니까?’”

캐시는 일본인이 아니라서 어감의 차이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재미>가 아니라 <보람>라는 의도일 것이다.

“의사의 본분이란, 역시 환자를 괴로움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환자와 사체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좀.......”

그러자 캐시는 갑자기 일어섰다.

“마코토, 컴온.”

그리고 마코토의 팔을 잡고 교실 밖으로 이끌었다.

설마 내가 역린이라도 건드리는 말을 한 것일까

바로 사죄할 말을 찾았지만 캐시의 완력은 상당해, 마코토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밖으로 끌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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