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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23년 06월 24일

by blacksnowbox 2023. 6. 24.

“아, 왜 이렇게 끈질겨”

아침으로 토스트를 씹던 마이는 발로 노견인 포키를 밀어냈다. 하지만, 포키는 바로 돌아와서 다시 마이의 발을 건드렸다. 뭔가 줘, 라며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흥, 먹을 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하면서.

마침 와이셔츠를 입은 아빠가 하품을 하면서 다가왔다.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마이 건너편 의자에 앉았다. 동시에 포키는 아빠의 발치로 다가가서 앉았다.


“역시 아빠를 가장 좋아하는구나”

 

아빠가 만족스럽게 매번 하는 소리는 내뱉었다. 아빠가 바로 음식을 준다는 것을 노견은 아는 것이다. 포키의 입자에서 보면 아빠는 먹이 담당일 것이다.

 

“여보. 매번 그렇게 바로 주면 안 돼요. 이 녀석 사료 남았단 말이야.”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타박을 받았다.

 

“사람이 먹는 밥이 더 맛있는 법이지’ 하며 전혀 개의치 않는 아빠.

 

“포키가 빨리 죽으면 당신 책임이니까 알아서 해”라며 엄마가 허리에 손은 붙이고 말했다.

16년이나 살아온 개한테 더 빨리 죽고 말고가 어딨어라고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수없이 반복되었던 이런 사카이 집안의 아침 식탁과도 1개월 뒤면 끝이다.
마이는 현재 2주 뒤에 졸업을 앞둔 고3이고, 4월부터 염원하던 도쿄에서 자취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모테산도에 있는 유명 미용전문학교에 다닐 예정이다.
반년 전, 마이가 진로 희망을 밝히자 양친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아빠는 ‘아무리 화장으로 감춰도 인간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 중요한 것은 내면의 아름다움이잖아’ 같은 의미 불명인 말을 했다.
이런저런 설득 끝에 겨우 미용학교에 진학을 허락받았는데, 이번에는 독립을 반대했다. 집에서 다니라는 말이었다. 마이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본가가 있는 이바라기현은 우시쿠시에 있고, 오모테산도까지 편도로 1시간 반이 걸린다. 게다가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까지 자전거고 15분은 달려야 한다.
마이는 정기권 요금이 집세와 맞먹는다는 점과 통학에 걸리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 도쿄에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계산기까지 두드리면 양친에게 사정했다. 그 결과 진학과 독립의 권리를 쟁취했다.

그렇다고 해도 양친은 아직 허전한 눈치였다. 부모의 마음 따위 깊이 생각한 적도 없지만, 하나뿐인 딸이 집에서 없어지는 것은 큰 사건인 것이다. 지난주 밤에 아빠와 엄마는 옛날 앨범을 꺼내와서, 어린 마이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래서 상경은 조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1할 정도다. 나머지 9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꿈과 희망이다. 두 사람은 과거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TV에서 여성 캐스터의 <속보입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마이는 우물우물 토스트를 씹으면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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