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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334

공유 오피스 이용해 본 결과 올해는 6월부터 많이 더웠잖아요. 그래서 아예 8월 한 달 동안 일을 다른 공간에서 공유 오피스 같은 곳을 알아보다가 한 군데 정해서 등록을 했죠. 공간 이용의 만족보다는 작업이 잘 된 것에 크게 만족했습니다. 8월에만 3권의 번역을 하는 일정이었는데, 22일에 번역 끝내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거든요. 지금 책에서 제공하는 영상 자막 번역만 하면 끝입니다. 비용이 아까워서 매일 붙어 있었던 결과일지도 모르겠네요. 확실히 주위에 뭔가 열중해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고 해서, 나도 멍 때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뭔든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말일까요? 이런 장소를 찾아서 소설도 설정 잡고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제대로 연재 형식으로 써보면 혹시 가능성이 생길까 하는 생각도 했네요.. 2023. 8. 24.
오늘 본 좋은 예시 지금 쓰는 장면이 갑자기 닌자가 나와서 등장인물을 몰살하는 것보다 재미있지 않으면 다시 써야 한다. 월북 출판사의 '딜레마 사전' 추천사(저자 심너울, SF작가) 중에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9424515 딜레마 사전 인물이 겪을 수 있는 갈등과 딜레마의 유형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딜레마 사전』은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 창작에 반드시 필요한 갈등 설정의 기본기와 시나리오를 친절히 안내한다. 또한 캐릭 www.aladin.co.kr 2023. 8. 22.
기계식 키보드 소음 감소 O링이 효과가 있네요. 풀윤활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했는데도, 스위치가 완전히 눌렸다가 올라오면서 소음이 커지는 구간있는데, 딱딱 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있거든요. 키스킨까지 씌우면 더 줄기는 하겠지만, 타이핑에 약간 방해가 되기도 하고, 콤팩트 키보드에 맞는 제품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드물지만 로우프로파일 방식의 기계식 키보드에 O링을 끼우고, 백축이나 은축으로 스위치를 교체하면 소음이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스위치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말이죠. 아무튼 소음에 효과가 있습니다. 부드러운 타건감 좋아하시면 한번 사용해 보세요. 저는 마음에 드네요. 아... 스위치를.... 2023. 8. 14.
공유 오피스, 키보드 소음 태풍이 지나고 폭염이 꺾였는데, 덥기는 정말 덥더군요. 그래서 공유 오피스 같은 데로 대피해 있었습니다. 더위를 피하려는 의도였지만, 생각보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독서실과 카페의 중간쯤 되는 분위기라서 괜찮았습니다. 아무래도 번역이 타이핑 작업이 많아서, 노트북 키보드로는 작업이 좀 그렇거든요. 결국 키보드를 휴대할 수밖에 없는데, 기계식 키보드의 소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저소음 적축이라고 해도 소음이 만만치 않거든요. 키크론 같은 제조사에서 나오는 스위치 자체가 로우프로파일(높이가 낮은 형태)인 키보드도 괜찮아보이긴 하던데... 일단 기존 키보드의 스위치를 바꾸거나 키캡에 오링을 끼우면 소음이 덜하다는 얘기를 어디서 봐서요. 바로 확인해 볼려고 쿠팡에서 주문했습니다. https://www.co.. 2023. 8. 11.
2023년 08월 04일 “아리아드네, 어쩐지 들어본 것 같더라니. 타카기네 회사, 혹시 ‘WANOKUNI’ 프로젝트에 참가 중이야?”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명칭에 거듭 놀랐다. “어...... 아아. 거기 방범 시스템에 우리 회사 제품이 들어가기는 했는데...... 잘 아네.” “아는 게 뭐야. 나도, 참가자.” 아오는 자신을 가리켰다. “참가자?” “도시 주민 모집에 응모하고 당선됐어. 장애인 대상자로.” “장애인 대상자로?” WANOKUNI 프로젝트란, 국토교통부가 대형 건설회사와 IT기업과 함께 건설한 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최근 IT기술을 사용해 살기 좋은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스마트시티’ 개념인데, 시스템 구축에 우리 회사도 참가한 만큼, 나도 말단이지만 한 손 거들고 있다. 장애인 대상자라고 해서 나.. 2023. 8. 4.
2023년 08월 03일 주식회사 탈라리아는 드론 사업을 하는 8년 차 벤처 기업이다. 본래 시설 점검이나 재해구조용 드론을 개발했던 모양이지만,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 지금은 원스톱 서비스 점검 솔루션이나 드론 도입 컨설팅, 일반 사용자 대상의 드론 강습을 하는 교육 사업 등의 고객 서비스도 제공한다. 입사 3년 차인 내가 소속된 곳은 남녀노소 드론 초보자들에게 실기 지도를 하는 ‘교육 사업부’다. 나는 신주쿠구에 있는 본사에서 도쿄 서부, 타치가와시에 있는 드론 실내 비행장으로 이동했다. 교외의 대형 창고를 개축한 스포츠 시설 내부에 있다. 우리 회사 소유 건물은 아니지만 관리 단체와 연간 사용 계약을 맺었다. 수강생들은 시작 30분 전에는 이미 모여 있었다. 총 4일간의 단기 강좌로 전반 2일은 이론 수업, 후반 2일은 실.. 2023. 8. 3.
2023년 08월 02일 “타카기. 아침은, 그게 다야?” 업무 시작 전에 책상에서 어제 남은 일을 정리하면서 프로틴바를 씹고 있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보라색 숄을 걸친 여성이 의아하다는 듯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하나무라 카요코. 내 신입 교육을 담당했었다. 1살 아이의 엄마인 30대. 소탈한 성격으로 아이를 낳을 때 깔끔하게 잘랐다고 하는 쇼트커트가 잘 어울린다. “아아. 지금 바로 외근 나가야 해서요.” “타치가와 비행장 강습이잖아. 그러면 오히려 더 잘 먹어야지. 교관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나면, 꼴불견이잖아.” 눈앞에 랩에 싸인 삼각형 물체가 놓였다. 옛날이야기에나 등장할 법한 커다란 주먹밥이다. 당황했지만, 이론은 받지 않겠다는 상사의 단호한 태도에 못 이겨 머뭇거리다 주먹밥을 집었다. 그러고 .. 2023. 8. 2.
2023년 07월 05일 “다녀오겠습니다!” 위폐를 모신 불단의 종을 재빠르게 두드려서 울린 뒤에 나는 바닥에 놓인 가방을 집었다. 이른 아침이었다. 낡은 커튼의 빈틈으로 서광이 쏟아지며 다다미 위의 먼지를 비췄다. 하룻밤 창을 닫아두었던 다다미방을 가득 채운 열기 탓에 빈말이라도 상쾌한 아침공기라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커튼 밖으로 들리는 더운 여름날의 매미 소리. 오늘도 폭염인 걸까. “오늘도 빠르네.” 현관으로 움직이려는 순간 잠옷 차림의 어머니가 방에서 나왔다. “아아, 응.” “지금, 몇 시? 아직 6시잖아. 괜찮은 거니? 어제도 한참 늦게 돌아왔지?” “괜찮아요. 푹 잤어요.” 거짓말이었다. 어젯밤도 거의 막차를 탔고, 집에 왔을 때는 이미 다음 날이었다. 지금도 수면 부족으로 몽롱했지만, 부족한 잠은 출근길 전철에서 .. 2023. 7. 5.
2023년 07월 04일 맑고 파란 지중해의 수면 위로 안개를 뚫고 쏟아지는 태양이 베이루트 서쪽 해안선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였다. 관중 주위에 흩어져 있는 고위협 대응 무장 경호원인 15명의 미국인 대부분이 쓰고 있는 고급 선글라스가 석양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팀의 운전수 세 사람을 제외한 경호반 전원이 해변을 향하고 있는 고층 밀집 주택가와 넓은 대로를 가로막는 요트장 옆의 주차장에서 말굽 모양의 방어 진형을 전개하고 있었다. 경호 대상은 연설 내용에 감동하거나 되짚어가면서,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후퇴하는 오백여 명의 군중 앞에 설치된 무대의 연단에 서 있었다. 움직이는 군중의 변화는 요트장의 계류 공간으로 밀려오는 지중해의 온화한 파도 같았다. 말굽 모양의 방어진 서쪽 가장자리에는 주차장과 선창을 가로지르는 낮은 벽 위에 경호.. 2023. 7. 4.
2023년 6월 30일 토쇼 아이가 그 무시무시한 체험을 한 것은 10살 되던 해 여름의 해질 무렵이었다. 간사이에서 나고 자란 아이는 당시 여름방학을 맞이해 세도우치 토리노우라의 나미토리쵸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문제의 그날 오후 늦게 함께 놀던 이소가이 무츠코와 헤어지고, 곧바로 향토 사학자인 소다의 집에 방문했다. 가지고 왔던 책을 다 읽고 외할머니의 지인이자 장서가인 그에게 읽을 만한 책을 빌릴 생각이었다. 중요한 용건을 바로 마쳤지만, 수다스러운 소다에게 붙들였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6시 반이었다. 해가 긴 여름이라고 해도, 벌써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한 탓에 아이는 상당히 조급해졌다.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할머니가 걱정할 거야. 소다의 집은 해변에 있었다. 빠르게 돌아가려면, 옛날에는 ‘망자의 길’.. 2023. 6. 30.
2023년 06월 29일 “형.” 어두운 동굴 쪽으로 나는 소리쳤다. 여러 번 왔던 장소였다. 집에서 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해안가에 있다. 미사일처럼 툭 튀어나온 곶 아래에 있는데, 평소에는 바다 속이지만, 간조일 때만 게임 속의 숨겨진 캐릭터처럼 얼굴을 내민다. 별명, ‘담력시험 동굴’. 위험한 탓에 어른들도 출입금지다. 학교에서도 여름 방학 전에 따끔하게 주의를 주지만, 동굴을 지나가면 절호의 낚시터가 있어서, 몰래 들어가는 철딱서니 없는 아이가 끝이 없다. “형......” 그리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형과 나는 항상 바쁜 홀어머니에게 신선한 해산물을 선물하려고 가끔 사람들 눈을 피해서 숨어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항상 동굴에 들어가는 것은 형 혼자였고, 나는 입구에서 망을 보는 역할이었다. 형의 지시를 받은 것은 .. 2023. 6. 29.
2023년 06월 25일 “이런 참, 나.” 아빠가 한 손으로 커피잔을 뒤고 중얼거렸다. 부엌에 잇던 엄마도 손을 멈추고 TV를 주시했다. 라며 사회자의 말을 이어받은 백발의 남자가 신묘한 얼굴로 말했다. 직함은 전직 경찰이라고 쓰여 있다. TV 속에서 많은 어른들이 심각한 얼굴로 이러쿵저러쿵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이는 딴 세상 일이라는 듯이 멍하게 바라보았다. 큰 사건이지만, 마이에게는 현실감이 없었다. 가까운 곳에 형무소가 있었다면 다소 두려웠을지도 모르지만, 소년이 탈주한 구치소는 먼 곳에 있다. 마이는 고베는커녕, 효고현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소년이 저지른 사건에 대한 기억도 흐릿했다. 하지만 일 년 반 전에 그런 사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아마도 수학여행 직전이었을 것이다. 세상에는 처참한 사.. 2023.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