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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334

2018년 3월 5일 "만남과 헤어짐의 계절, 인가." "그야 대부분은 이 시기에 떠나잖아. 내 동기들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한 손으로 여유 있게 헤아릴 정도니까." 나는 비어있는 왼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네 동기들은 유망주도 많았잖아. 그 녀석들도 잘 지내는 거냐." 바르도르의 한탄에 그리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 글쎄. 어떻게 알겠어." 생각을 떨쳐내듯이 나는 술을 들이켰다. "그나저나, 녀석들이 마을을 떠난 게 몇 년 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 이후로 전혀 연락이 없어." 마을을 떠난 모험자는 은퇴하는 사람만은 아니다. 비교적 평화롭고 한가로운 이 마을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전력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녀석들이라면 지체 없이 마을을 떠나는 것이다. "아무리 .. 2018. 3. 5.
2018년 3월 4일 나는 새 잔을 받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미 단골인 이 가게의 이름은 술고래의 코 고는 소리. 그럭저럭 넓고 위치가 좋아서 모험자들에게 인기 있는 가게다. 젊은 모험자들은 앞으로의 예정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씀씀이가 좋은 베테랑은 여자 점원에게 치근덕거리고 있었다. 점주의 말처럼 이 주점에서 침울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나 혼자일 것이다. 하아라며 한숨을 쉬었다. 벌써 몇 번째 일지. 일일이 헤아리는 것도 귀찮다. "어, 오래 기다렸지' 내 시야를 가로지르면 거한이 나타났다. 2미터가 넘은 털북숭이. 야수와 인간을 합친 듯한 용모는 수인족이라고 불리는 종족이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 바르도르. …... 그래도 뭐 이렇게 만나는 건 오랜만이지." 인사를 대신해 술이 담긴 잔을 가볍게 들었다. 오늘은 곰.. 2018. 3. 4.
2018년 3월 2일 프롤로그 처음에는 영웅을 동경했다. 여신의 축복을 받아 성검을 손에 들고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마왕을 쓰러뜨린다. 그러나 지금 세상에는 마왕이 없다. 다음으로 동경했던 것은 용기사. 최강이라며 칭송받는 황금용과 계약하고 드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그러나 용과 인간이 공존했다고 알려진 용왕국은 이미 멸망했다. 또다시 동경했던 것이 대마도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법을 손에 넣고, 일격으로 산을 날려버린다. 그러나 그런 마법인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렇다면 그다음은…...이라며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타협한 것이 모험자였다. 유명한 모험자가 되어서 다양한 마물을 쓰러뜨리고, 많은 사람을 구한다. 그런 꿈을 꾸었다. 그러나 꿈은 꿈으로 막을 내렸다. 제1장 내 이름은 이그니스 모험자가 된지 약 10.. 2018. 3. 2.
2017년 10월 19일 그는 운동화를 벗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인공적인 달콤한 향기가 감돌았다.그 뒤의 장면만, 기억은 생생한 색을 갖고 있다.잔주름이 진 불빛이 흔들리는 6조 공간에는 벽에도, 창문에도 세워져 있는 다다미에도 검붉은 꽃이 흩어져 있었다. 유치원생쯤 되는 여자아이의 애처로운 몸이 하나, 다다미를 걷어낸 바닥 위에 누워있었고, 양손바닥과 무릎을 세운 양발이 바닥에 못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아마도 알몸이었던 여자아이는 납처럼 새하얗고, 목에서 복부까지 증식한 새까만 꽃,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죽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해부한 거야……마음속에 자리잡은 무서운 단어를 그는 곧바로 머리에서 죽였다.죄도 없는 여자이이의, 공포에 크게 뜬 눈동자가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몸 속의 수분을 짜낸 듯이 눈.. 2017. 10. 20.
BORDER(프롤로그) 주의해 주세요 (WARNING) 이 포스팅의 내용은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미리보기로 제공되는 소설의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연습용으로 제가 직접 번역한 내용으로 해당 저작권자에게 모든 권리가 있습니다. 무단으로 배포하거나 권리에 침해되는 행위는 당사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습니다. 그저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읽어보시고 오탈자나 의미불명, 오역 등의 지적은 환영합니다. 출처 - http://www.kadokawa.co.jp/product/321309000137/ - 프롤로그 - 히가 미카는 눈앞에 있는 여성의 얼굴을 살피려고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았다.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공허한 눈동자는 어디를 보는 것인지 초점이 없었다. 앉은키로 보아 신장은 히가와 비슷해 보.. 2017. 10. 18.
2017년 10월 17일 "어린아이 구두가 떨어져 있는데요."그는 구두를 집어서 통로 가장자리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그러네요."부동산 주인은 주머니에서 열쇠꾸러미를 만지작거렸다."애들이 여기서 놀았던 본데? 고얀 놈들.""이 건물에 사는 아이가 아닌 겁니까?""예. 여기는 전부 독신자거든요."부동산 주인은 겨우 열쇠를 하나 골라내서 문에 꽂은 뒤에 "어?"이라는 소리를 냈다."이상하네……"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현관 옆의 전기 계량기가 슬금슬금 돌아가는 것을 발견한 부동산 주인은 안색이 달라져서는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자 풍압에 흡입된 것처럼 포장지가 펄럭이며 날아왔다. 복숭아빛, 작은 종이가……"뭐야 이거, 어떻게 된거야."부동산 주인이 화가 나서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는 부동산 주인의 검은 구도가 한쪽뿐인 빨간색 구두.. 2017. 10. 17.
2017년 10월 16일 잡초투성인 자갈을 깔아 만든 주차장에는 낡은 경트럭이 한 대과 승용차가 세 대가 비바람을 맞은 채로 버려져 있었다."여깁니다. 2층 가장 안쪽 방이 빈 방이라네."부동산 주인이 내리자 차가 흔들렸다. 따라서 조수석에서 내렸을 때 그는 복숭아빛 종이를 밟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주워보니 사탕 포장지였고 나중에 버리려고 주머니에 넣었다."청소는 미리 해놨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바스락.계속 땀을 닦으며 계단으로 가던 부동산 주인도 복숭아빛 종이를 밟고 지나쳤다. 기묘한 느낌이 감돌았다. 둘러보니 주차장 군데군데 작은 복숭아빛 포장지가 꽃잎처럼 흩어져 있었다.(버릇 없는 아이가 있나 본데?)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단 입구까지 도착하니 디딤판 밑에 한 알의 딸기 사탕이 보였다.깡, 쿵, 깡이라는 소리를 .. 2017. 10. 16.
2017년 10월 15일 대학원에 막 진학했을 무렵이었다. 그는 기숙사비를 절약하려고 아르바이트 월급으로 충당할 수 있는 저렴한 방을 찾고 있었다. 어쩌다 역앞의 부동산에서 건축 35년, 욕실은 없고 주방 딸린 단칸방을 월세 3만엔짜리 방을 찾아서, '한번 보실래요'라는 말에 부동산 주인의 차에 탔다.볕이 안 들어서 그렇지, 창문은 남향이고. 뭐…… 건물이야, 오래되기 했지만서도, 월세 3만엔은 찾기 힘들어요"핸들을 잡은 손을 뚱뚱한 배에 올리고 중년의 부동산 주인은 사이드브레이크에 걸린 타올을 집었다. 말라서 쭈글쭈글한 타올로 얼굴의 땀을 닦으면서 공업단지로 진입했다."…...예에"그는 애매하게 답했다."앞에 있던 사람이 해고되서 말이야, 마침 딱 비었네. 운 좋네요."부동산 주인의 커다란 몸이 소형자동차 운전석에 가득 들어차.. 2017. 10. 16.
2017년 10월 14일 그 날의 일을 떠올리면 지금까지 그는 목소리를 높여 울고 싶어 졌다.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한 어린아이처럼 머리카락을 쥐어 뜯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칠 것만 같았다. 어떻게 그런 잔인한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인지, 아무리 무섭고 아프고 괴로웠더라도 사건의 참상에 마음이 흔들려, 악마의 소행을 멈출 수 없었던 자신이 원통했다. 물론 그는 그 일과 아무런 관련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몸속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부글부글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몸이 떨리고,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그 아이를 대신해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의 눈에는 녹슨 계단 아래, 지저분한 콘트리트 바닥에 놓여 있던 한 알의 딸기사탕이 지금도 여전히 저주처럼 죄어들었다. 2017. 10. 15.
2017년 10월 13일 이시카와는 사체 옆에 우두커니 선 채로 벽을 바라보고 낮은 소리로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듯했다. 히가는 그대로 발길을 돌려 현장을 떠났다.현장 보존용 '출입금지' 테이프를 그대로 밀어버렸다."아이, 거, 참-" 현장을 경비하는 제복경관이 탄식했다. "대체, 뭐하시는 겁니까"겉모습은 대단히 착실해보이는 경관이지만, 말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히가는 사과의 뜻을 담아 가볍게 손을 올렸다.히가는 '출입금지'라는 말이 싫었다. 사람은 뭐든지 선을 긋고 싶어한다. 선을 그어서 자신의 영역과 다른 영역을 구별한다. 자신은 그 영역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나 자신이 속한 곳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범주 밖에 있을 때가 많다. 다만 자신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 따위 있.. 2017. 10. 13.
2017년 10월 12일 "악랄하군"하나오카가 무심코 내뱉었다. 이치쿠라와 이시카와는 조용히 히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범인은 정면에서 찌르고, 튀어오르는 피를 뒤집어쓰면서 나이프를 위로 올렸다"히가는 손에 쥔 나이프를 앞으로 내민 다음, 손목을 젖혀서 왼손을 칼자루에 대고 위로 올리는 시늉을 했다."범인은 피해자에게 꽤나 원한이 있었거나, 아니면""-아니면?"히가가 말을 잇지 못하자, 이치쿠라가 재촉했다. 히가는 나이트를 위로 올린 자세에서 원래대로 되돌아왔다."그저 단순하게 젊은 여자를 죽이고 싶었을 뿐"히가는 토미타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피를 보고 싶었다. 여성의 가슴을 찌르고 흐르는 피를 보고 싶었다. 무척 예뻤으니까, 뒤집어 써보자. 더 피를 뿜어져 나오게 하자. 그래, 더 가르면 될 거야"이시카와의 혼잣말처럼 중.. 2017. 10. 13.
2017년 10월 11일 그 후 여러 번 이렇게 현장에서 함께 하지만, 다른 형사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그는 갖고 있었다. 분위기, 기운, 존재감. 말로 표현하면 그저그런 흔해빠진 것이 되겠지만,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것은 이시카와가 본래 잦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말그대로 사선을 넘은 자만이 갖는 것인지도 모른다.항상 죽음과 마주하는 히가지만, 이시카와는 죽음에 직면했다. 이 차이는 크다. 사람은 죽으면 도대체 어디로 가는가. 육체는 혼을 담는 용기이며, 혼은 육체를 떠난 뒤에 하늘의 부름을 받는다. 하늘로 올라간 혼은 다시금 현세로 되돌아오는 일이 있을까.문득 이시카와라면 답을 알고 있을 것만 같아서, 몇 번이나 물어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항상 결심이 서지 않았다.히가는 온기가 전혀 없는 사체에 닿을 .. 2017.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