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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334

2022년 07월 13일 히키프리맨 슈트 +133 같은 브랜드의 다크레드 넥타이 +61 앨런 에드먼즈의 검은색 구두 +89 애플사의 태블릿 +4 길쭉하게 뻗은 팔다리(신장 187cm) +131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가슴 근육 +88 적당히 도드라진 광대뼈(성형) +146 파란색 콘택트렌즈 +31 교정&미백 처리를 받은 하얀 이 +87 귓가에 맴도는 중저음 +162 왁스로 번들거리는 올백 머리 +43 반질반질 윤을 낸 변호사 배지 +1 합계 976점. 마법의 숫자다. 마법사만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나, 키리시마 유벤은 마법사다. 멀쩡한 어른이 입에 담을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미리 말해두지만, 976은 어떤 의미인지 밝힐 생각은 없다.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 2022. 7. 13.
2022년 07월 07일 Scene.1 시온 프로젝트 전원 풍경 속에 마치 CG를 합성한 듯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40층짜리 트윈타워가 우뚝 솟아 있다. 호시마 빌딩. AI로봇 개발의 선두를 달리는 대기업, 호시마 일렉트로닉스의 지사다. 이곳 케이부시(市)는 호시마의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실험 도시이자, 촌구석이면서 호시마의 핵심 시설이다. 호시마 빌딩 20층에 있는 실험실에서 어떤 계획이 진행 중이었다. ‘이 테스트가 성공하면, 시온은 역사에 남을 AI가 될 거야’ 새하얀 의료용 침대 위에 검사복을 입고 누워있는 여성을 내려다보면서 팀 리더인 아마노 미쓰코가 말했다. 미쓰코에게 이 테스트는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도전이었다. 그에 반해 주임인 미노야마는 턱에 손을 대고 불쾌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AI규제법에 간당간당하.. 2022. 7. 7.
2022년 07월 06일 노래는 친구를 만드는 마법의 힘이다. 어린 시절 사토미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왜냐하면, 문프린세스가 그렇게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분명, 모두가 행복할 거야’ 화면이 나타난 공주님, 문과 함께 사토미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노래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서 이미 완전히 외웠다. 문프린세스는 당시 대히트를 기록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어느 작은 왕국의 아름다운 왕녀인 ‘문’이 정치나 무력이 아니라 우정으로 인접 여러 국가와의 우호를 널리 펼쳐나가는 착한 이야기다. 아이, 어른 가리지 않고 모두가 아는 대인기 작품이다. ‘소중한 사람을 지켜보며’ 양친과 함께 찾았던 극장에서 사토미는 이 애니메이션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는지, 쉬는 말마다 보러 가고 싶다고 조르게 되었다. 난감했던 부모가 온라인판을 사.. 2022. 7. 6.
61키 배열 키보드 라는 녀석인데요. 상단과 오른쪽에 붙어 있던 키들을 다 날려버리고 노트북처럼 펑션키 조합으로 사용하는 형태죠. 크기도 정말 작습니다. 이렇게 콤팩트할 수가 없어요. 좁았던 책상이 엄청나게 넓어지는 효과도 있고 말이죠. 근데 번역(문서) 작업을 딱 하는데, 와~!! 불편해요. 물론 모든 키 윤활 작업을 거쳐서 부드럽고, 키감도 나쁘지 않고요. 유뮤선+블루투스로 데스크탑+노트북+태블릿을 넘나들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게이밍이나 휴대용, 일반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야, 그런데, 물결 무늬가 정말 중요하네요. 거의 안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평소에 즐겨 썼더라고요ㅎㅎㅎ 참고로 이 키보드는 FN+시프트+esc를 눌러야 합니다. 비슷한 키 배열의 키보드는 공통일 겁니다. 문서작업이 원활하려면 .. 2022. 6. 17.
2022년 05월 03일 한손에 밋밋한 단창을 들고 눈앞에서 검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상대에게 부지런히 그물을 던졌다. 얕은 물가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처럼 그물을 던지고, 창을 내질렀다. 그물에는 작은 갈고리 모양이 칼날이 촘촘하게 달려 있었다. 남자는 그물에 검이 엉킬지 몰라서 섣불리 쳐내지 못하고 피할 수밖에 없었다. 날아드는 그물을 피할 때마다 피가 튀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반격의 기회를 노리면서 찔러오는 창 끝을 노려보았다.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물결처럼 밀려드는 야유와 함게 관중석에서 온갖 오물이 날아들었다. 우~~~!! 죽여! 어서 죽여!! 날아드는 술잔 하나가 검을 든 남자 근처에 떨어졌다. 좌우로 열심히 움직이던 발이 술잔을 밟고 미끄러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물이 넓게 펼쳐지게 쫙 하고 뿌렸다. 그물.. 2022. 5. 3.
2021년 08월 16일 내가 죽인 수만큼 사람을 살리거라. 인사불성으로 취한 사내는 노인이 하는 말을 반쯤 흘려들었다. 술에 취해 헛 것을 보았는지 꿈을 꾸었는지 조차 구분이 안 갔다. 숙취로 쓰린 속을 달래려는 듯이 배를 문지르면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평소처럼 머리맡 탁자 위의 하얀 대접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시원한 맹물일 목구멍을 타고 위장까지 곧바로 흘러 들어갔다. 갈증이 가셨는지 작은 탄성이 새어 나왔다. "해녕아. 해녕아, 어디 있는 것이냐." 시녀의 이름을 외쳤다. 맹물 한 사발로 속이 풀릴 리가 없었다. 서너 번을 더 큰소리로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독에 중독되어 내공을 쓸 수 없더라도 사내는 무인이었다. 아침의 소란함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수련을 막 하지 않았.. 2021. 8. 17.
2021년 08월 10일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관통하는 격통과 함께 눈이 번쩍 뜨였다. 흐릿했던 시야도 눈을 몇 번 깜빡였더니 밝아졌다. 서둘러 상체를 세우고 팔다리를 만져보았다. 멀쩡히 붙어 있었다.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았지만, 목숨이 끊어진 감각을 진짜였다. 미처 느끼지 못했던 쿰쿰한 냄새와 쩐 내가 송곳처럼 콧구멍으로 불쑥 들어왔다. 손으로 코를 움켜 잡고 나는 주변을 조용히 둘러보았다. 다 쓰러져가는 어두컴컴한 움막 안이었다. 딱 소리와 함께 뒤통수가 얼얼해졌다. "야이, 팔자 좋은 새끼야. 빌어먹는 거지한테 얻어먹는 망할 종자가 밥때가 되면 재깍재깍 일어나야 할 거 아녀." 뒤통수를 만지면서 욕이 날아드는 쪽을 보았다. 딱 봐도 거지인 여럿이 무릎을 꿇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쩝쩝 소리를 .. 2021. 8. 11.
2021년 07월 20일 우르릉, 쾅쾅. 그야말로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비가 쏟아졌다. 대로 가장자리에서 좌판을 펼쳐 놓았던 노점상들이 분주한 손길로 물건을 쓸어 담았다. 객잔과 상점 처마 밑으로 노점상과 지나치던 행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비좁은 공간 탓에 무인들은 병기를 손에 쥐고 팔짱을 끼어야 했다. 객잔 안은 들어가고 싶어도 이미 자리가 없었다. "장사도 안 되는 구만, 뭔 놈에 비가 이래 예고도 없이 오는지." 뒤늦게 비집고 들어온 상인이 잠깐 사이 흠뻑 젖은 윗도리를 벗어서 물을 짜면서 투덜거렸다. 주위를 잠깐 둘러보던 상인은 무사들의 시선을 느끼고 부르르 떨었다. "이보시오, 어디서 오셨소이까?" 머리가 허옇게 샌 늙은 상인이 말을 걸어왔다. "전 행상을 다니는 진가합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그랬군.. 2021. 7. 20.
무협. 요즘 참 무협 소설의 범람이라고 할 정도로 많더군요. 회귀와 전생, 환생 같은 장치를 활용한 작품들이 특히 많네요. 물론 그 전에도 많았지만, 네이버, 카카오페이지에도 무협 비중이 생각보다 높은 듯해 서... 돈이 되나?요. 아무튼 독보적으로 잘 쓰는 작가 몇 분이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나머지는 다른 장르 쓰다가 무협도 건드려 보는 느낌의 얕은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내 쿠키, 내 열람권;;;; 어정쩡한 작품 몇 개 참고해서 연습 삼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설정이야, 사실상 공공재 개념이고, 참고하는 정도면 비슷하게 한 편 쓸 수 있을 것 같 네요. 근데 무협 소설 한참 읽던 때가 한 20년 전이라 요즘 건 아예 몰라서 아무리 연 습이라고 해도 참고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시간 내서 매.. 2021. 7. 14.
2021년 05월 15일 20세기 이후 소련으로부터의 독립 과정에서 학살과 전쟁의 아픔을 겪은 아르메니아 공화국. | 수정 20세기 이후 소련에서 독립하는 과정에 학살과 전쟁의 아픔을 겪은 아르메니아 공화국. 2021. 5. 15.
2020년 02월 13일 내전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왕도에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세 명의 귀족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2021. 2. 13.
2021년 01월 31일 내전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왕도에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세 명의 귀족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곧 퇴역을 앞둔 경비대 부관인 노베른은 싸늘한 날씨에 여기저기 삐걱이는 몸을 이끌고, 경비 초소를 다니면 상황을 살폈다. 성벽 계단을 올라가는 것조차 버거운 무릎이 비명을 질렀다. '망할 무릎이 또 말썽이로군.' 연신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힘겹게 오른 성벽에서 올라 귀족 거주지를 내려다 보았다. 군데군데 화톳불이 밝혀져 있고, 경비병이 횃불을 들고 큰길을 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줄곧 숙이고 있던 상체를 힘겹게 다시 폈다. 두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절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손으로 허리를 두드리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경비초소로 다가서자 경비병들의 말소리가 .. 2021.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