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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23년 9월 21일

by blacksnowbox 2023. 9. 21.
Case1 파라노말 뷰 -심홍색 추억-
 
오키노 슈야는 역 북쪽 출입구에서 시작되는 네온 불빛이 비추는 길을 걸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밤거리. 도쿄 스카이트리에 가까워질수록 점차 주위에서 일본어 소리가 사라지고, 중국어, 한국어, 타갈로그어, 러시아어로 말하는 소리가 많아진다.
“샤오디디(小弟弟)”
중국어로 막내 동생, 호객이 목적인지 중년의 여성이 웃으면서 말을 걸어왔다.
‘아직 애로 보이나. 나도 성인이야.’
받아치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고 지나쳤다. 지금은 다른 목적이 있다. 문득 일본어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되고, 길에 늘어선 간판 속에도 일본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도쿄도 스미다구 킨시쵸.
두 번째 도쿄 올림픽이 끝났을 무렵부터 일본식 중국어로 페이리벤(非日本)이라고 불리게 된 외국인 근로자가 8할을 차지하는 번화가의 모퉁이.
후드점퍼에 청바지 차림에 오키노는 목표인 맨션 주변을 걸으며 변화나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 골목의 어둠 속에 멈춰섰다.  백팩에서 저녁 대신으로 젤리를 꺼내고 입에 털어 넣었다. 핸드폰 수신 메시지를 확인하는 척하며, 오늘 밤도 기록용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밤 11시가 되었다. 이제 곧이다.
이란 낡아빠진 잠복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달리 사람도 없어서 어쩔 수 없다. 지난주부터 총 5회, 골목 끝에 있는 맨션 창문을 바라보며, 대상자의 동향을 계속 감시했다.
감시대상이 돌어왔다.
치다 유나라는 20대 중반의 여성이다. 높은 키에 아름다운 얼굴,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 착용한 옷과 가방, 액세서리는 전부 고급 브랜드 제품. 카드 회사의 데이터에는 중국계 무역회사 직원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근무한 흔적은 없고, 생년월일이나 핸드폰 번호, 메일 주소 등도 전부 가짜였다.
맨션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5분 뒤, 방 창문에 불이 켜졌다. 커튼이 쳐져 있어서 내부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귀가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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