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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23년 03월 04일

by blacksnowbox 2023. 3. 4.

지이잉...... 프지지......


머리 위에서 형광등이 소음을 일으키며 깜빡였다.

남성의 목소리는 바로 곁에서 들려왔고,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카......”


사카키는 머그컵을 꽉 움켜쥐고 탕비실을 뛰쳐나왔다.

“카시와기 씨!”


조명이 밝게 비추는 사무실로 돌아와 컴퓨터 화면 속으로 들어갈 듯이 보고 있는 상사에게 다가갔다.
카시와기라고 불린 여직원은 안경을 밀어 올리면서 찡그린 표정으로 보았다.


“음료를 들고뛰지 마세요. 흘리면 치우기 힘들잖아요.”


“죄송합니다! 근데, 그것보다 탕비실에서......”


“또 탕비실에 전등을 안 끄고 나왔죠. 어서, 끄고 와요.”


카시와기는 어두운 복도 끝에 있는 탕비실을 바라보면서 사카키를 재촉했다.


“아니, 다시 가고 싶지 않습니다! 들렸다고요, 남자 목소리가!”


다른 사람이 없는데도, 라며 사카키는 휑한 사무소를 둘러보았다.
지금, 이 층에는 사카키와 카시와기뿐이다. 다른 층에는 다른 회사가 들어와 있다고 하는데, 층을 쉽게 오갈 수 없는 구조였다.


“아무도 여기 오지 않았다니까. 그냥 기분 탓이야.”


“확실히 들었다고요!”


“그러면.”


카시와기가 난감하다는 듯이 말을 하려고 했을 때, 사무실의 화가 울렸다.


“히익.”


하얗게 질린 표정의 사카키에게, ‘무슨, 입사 3일 된 신입사원이야’라며 어이없어하면서 카시와기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마요이가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고객님.”


아무래도 고객에게 걸려온 전화인 모양이다. 사카키는 일단 가슴을 쓸어내리며 옆자리에 앉았다.
부동산 중개회사 마요이가.
사카키가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였다.
본가의 시골 생활이 싫어서 상경했다는 흔해 빠진 이유로 이치가야에 있는 회사에 입사했다. 부동산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도쿄의 부동산에 흥미가 있어서였고, 이 회사를 선택한 것은 사원 기숙사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흐릿한 동기로 업계 미경험자인 사카키가 바로 채용될 수 있었던 것은 심각할 정도로 인원이 부족했던 덕분이다.


“됐어, 기다리던 연락이 왔습니까, 이제 퇴근할 수 있겠어. 그쪽도 빨리 일 끝내야지.”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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