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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문장

문장 수정 사례

by blacksnowbox 2023. 11. 28.

1) 마법의 갈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마법의 한 갈래로 볼 수 있다/마법의 한 갈래라고 할 수 있다

'~중 하나'도 번역투라고 지칭하는 표현의 일종인데, 저는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용법이 좀 이상해서 문제랍니다.

 

2) 그렇게 꼬맹이를 구하러 갔던 일은 마지막에 내가 꼬맹이에게 구해지면서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꼬맹이를 구하러 갔던 일은 마지막에 꼬맹이가 나를 구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보통 문장 관련 서적 저자들이 수동태보다 능동태를 쓰라고 하잖아요. 물론 꼭 필요한 수동태도 있습니다. 구해지면서라는 표현이 어색함. 어색함을 못 느끼는 분은 수동태의 어감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내총관이 얼굴이 돌려져 땅바닥에 ->내총관의 얼굴이 돌아가(며) 땅바닥에
-돌려지다라는 말은 없어요.

 

4) 이강인을 놓친다면 안수광은 대구지부장으로부터 큰 실망을 받으리라.

->이강인을 놓친다면 대구지부장은 안수광에게 크게 실망하리라.

가장 큰 문제는 실망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죠. 한쪽이 일방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니까요. 용법 자체가 ~~에 실망하다잖아요. 또 나오죠 '으로부터'.

 

 

5) 빙성초의 냉기를 통해 이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이미 여러 방법을 생각해 놨다.

->빙설초의 냉기로 이질감을 해소할 여러 방법을 이미 생각해 놨다.

일단 '~을 통해', '~위해'는 굳이 필요하지 않고요. '이미'의 위치도 좀 그러네요. 그리고 문맥을 보면 말하는 주체가 해소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 해소-시키다는 틀린 표현이죠. 만약에 화자가 다른 누군가에게 해소를 지시했다면 시키다가 맞고요.

 

6) 통로는 뱀처럼 길었다.

->문제는 뱀이 긴 물체의 대명사는 아니라는 점. 보통은 뱀이 이동하는 모습이나 똬리를 튼 모습을 묘사에 활용하니까요. 통로는 뱀처럼 구불구불하다. 이런 식이었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아니면 그냥 '통로는 길었다'라고 하는 편이 더 묵직함 느낌이 드네요. 이 소설은 전반적으로 묘사 과잉으로 읽는 게 상당히 피곤하더군요. 물론 소설이 보고서가 아니니까 묘사가 들어가는 게 맞기는 한데, 모든 문장에 다 묘사를 더하거든요. 독자 입장에서는 피곤하죠.

 

7)인간처럼 살고 싶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인간처럼 살고 싶다를 비교하면 뉘앙스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대사를 뱉는 인물이 인간이 아니면 '인간처럼 살고 싶다'가 맞고, 사람(지금 지구에 있는 호모사피엔스)이면 '인간답게 살고 싶다'가 맞습니다.

 

8)제가 가문의 골칫덩이로서 여럿에게 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가문의 골칫덩이인 저를 노리는 사람이 여럿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대다수의 웹소설 작가님들이 흔히 쓰는 수동태 문장. 평소 내가 쓰는 대화를 떠올려보면 저지르지 않을 실수.

각각의 단어가 맞춤법에 틀리지 않는다고 해도 바람직하지 않는 문장은 있죠.

 

9)발전을 위해 공부를 이어나갔다

->발전에 필요한 공부를 이어나갔다.

 

10)함께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곡

->함께 연주할 목적으로 작곡한 곡

 

11)왕쌍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좌우 산봉우리의 기괴한 번쩍거림이었다. 갑옷이나 칼의 햇빛 반사광이 아니라 틀림없이 그보다 훨씬 거대한 금속 물체였다.

->반사광=빛이잖아요. 반사광라는 단어 앞에 햇빛을 굳이 넣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니 왜 햇빛 반사광이라는 어색한 표기를 할까요? 차라리 문장을 '햇빛을 받은 갑옷이나 칼의 반사광이 아니라'  같은 식(이렇게 쓰려면 문장 전체를 수정해야 합니다만)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 외 번쩍거림->번쩍임 / '그보다'도 뒤에 훨씬이 있어서 필요 없어 보이고요. 원문의 번역이라 좀 그렇지만, 거대한 금속 물체였다에서 금속도 필요가 없죠, 앞에 반사광이라고 나올 정도면 당연히 금속이겠죠. 일단 배경이 삼국지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산봉우리, 반짝임이라고 되어 있으면 적의 매복이 뻔하니까요.

 

12)알콜중독에 의한 섬망 증세인지~~~

->알콜중독이 원인인 섬망 증세인지. 이건, 굳이 이렇게 고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고요. 이렇게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시도?

 

13) 문을 열어준 연구원도 영수의 끼어듦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걸 뭐라고 해야 되나 싶네요. 보통은 동사를 명사형으로 쓰면 문장이 어색합니다. 왜냐고요? 현실에서 그렇게 말을 안 하니까요ㅎ. 당연히 이렇게 써야죠. 문을 열어준 연구원도 끼어든 영수를 눈치채지 못했다.

구함을 받다 이런 표현도 간혹 보이는데, 웹소설 위주로 독서가 만든 결과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문장을 쓰신 작가분이 어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전혀 아닙니다. 다른 부분들은 거의 문제가 없어요. 유독 이거 하나가 튀어서 그렇지. 아마도 순간적으로 생각이 안 나셨을 겁니다.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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