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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낙인의 문장(烙印の紋章) 1권 (10)

by blacksnowbox 2012. 10. 19.


* 해당 번역물에 대한 안내

아래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번역 공부를 위한 포스팅임을 우선 알려드립니다.

저작권 관계로 인해 국내 정식 출판된 작품은 다루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검색을 통해서 확인 이후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라이트노벨의 출판 정보를 빠짐없이 체크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분이나 라이트노벨 팬분들께서는 혹시라도 이미 출판된 작품일 경우 알려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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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용을 무단으로 옮기거나 이용할 경우 모든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60P.

"진짜 그럴까. 어쩌면, 그런 일상를 보내는 왕이기에, 때로는 평민의 삶을 동경하고 있을지로 모르지. 거북한 궁정 생활에서 벗어나서, 때로는 쉰내가 나는 술집에서 바보같은 얘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싸구려 술에 취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고, 혈연조차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일상에 진절머리가 나서, 아아, 목숨이 위태로워질 일도 없고, 땀흘려 일해서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편할 것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로 몰라. 남부러울 것 없이 궁정에서 생활하는 공주님일지라도, 혼자 호화로운 침대에서 잠자리에 들 때, 혈족의 의무따위는 내팽겨치고, 마을에 사는 보통의 여자아이처럼, 평범하게 사랑하고, 평범하게 가정을 가지고 싶다고 -  그런 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야."

"그런 건, 그냥 망상이잖아. 우리들 같은 삶을 동경한다고? 이런 삶의 괴로움도, 불안도 모르니까, 변덕으로 그렇게 생각할 뿐인 거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말했잖아.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누구도 자기자신을 잘 알지 못해, 경험해 보지 못한 무언가를 동경하고, 그것이야 말로 자신이 원래 살아가야할 길일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생각도 하게 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들과 무엇하나 다르지 않아."

"몰라, 그런거. 그럼, 만약에 왕이라해도, 훌륭한 사제라고 해도, 무엇하나 부족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는 거야?"


61P.

형이 뭔가 대답을 하려는 순간,

"뭘 그렇게 어려운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다갈색 머리결을 찰랑이며, 갑자기 나타난 아리스였다.

어느샌가, 건너편의 노랫소리가 완전히 멈췄다. 딸인 그녀가 겨우 달래서 잠자리에 들도록 했다고 한다.

잠시동안 얘기를 듣고 있었던 것인지, 아리스는 보조개를 보이며,

"아무 의미 없는 얘기는 그만해. 세계가 어떻다 자신이 누구인가보다, 우선은 오르바, 어머니를 소중히 여기고, 재대로 일해서, 내일 먹을 음식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이렇다니까, 형. 여자란, 흥미가 없는 얘기에는, 금방 어렵다, 쓸데없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 라니."

"그것 또한 진리인거야."

로안은 쾌활하게 웃었다. 아리스는 형보다 두 살 아래로, 오르바 보다 세 살 위였다. 오르바가 더 어렸을 때에는, 세 명이서, 아리스와 함께 친남매처럼 지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당시 추억으로 얘기꽃을 피웠다. 아리스의 제안으로 강에 낚시를 가거나, 암벽에서 발이 미끄러져 아리스가 물에 빠질뻔 한 일, 마을에 찾아온 캬라반의 말을 구경하러 갔을 때, 오르바가 몰래 올라타려고 하자 말이 날뛰어 단단히 혼이 났던 일, "야생용을 봤다" 라는 옆 마을의 소년의 얘기를 듣고, 세 명이서 목격장소로 향했지만, 복잡한 협곡에서 완전히 길을 잃었고, 늦은 시간이 되어서 겨우 되돌아 오긴했으나, 셋 다 꾸중을 들었던 일....


62P.

"어차피 옆마을에 다그한테 속은거 였잖아? 그 때부터 사이가 나빴으니까. 오늘 싸운 상대도 역시...."

"시끄러워"
정곡을 찔린 오르바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다그와는 악연에는 다름아닌 아리스도 관련되어 있었지만, 결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추억을 떠올리며 서로 웃을 수 있는 하룻밤이, 형과 느긋하게 얘기할 수 있는 최후의 시간이었다.

- 당시, 메피우스 제조와 카베라 왕국과는 이미 전쟁 상태였다. 국경선을 먼저 침범한 것은 카베라의 기병대라고 하지만, 애시당초 그 국경선의 정의를 둘러싸고, 두 나라는 이전부터 대립해 온 역사가 있다. 오르바들의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방의 아프타 요새도, 몇 번이고 카베라의 기마군의 공격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단 카베라는 남방의 아프타 요새 공략을 포기하고, 다른 루트로 우회해 붕괴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유인하기 위한 함정이었다.  아프타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의 대부분은 제도로 복귀했을 때를 노리고, 단번에 포위전을 펼쳤다.

 당연히 아프타 요새는 필사의 방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제도에서 원군이 올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터야만 했기에, 메피우스 군은, 주변 마을에서 반강제로 병사를 끌어모았다.


63P.

그리고 그중에는 오르바의 형인 로안도 있었다.

당연히, 어머니는 통곡을 했다. 지루한 일상 속에, 유일한 삶의 희망이 있다고 한다면, 형의 존재였다. 형을 데려가려는 군인에게 매달려 사정하려 했지만, 그 어깨에 부드럽게 손을 올린 로안은 말했다.

"괜찮아요. 곧 제도에서 원군이 올거니까, 그 때까지만 참으면 되요."

게다가, 상인의 심부름이나 하는 것 보다 보수도 좋고, 라며 형은 웃고 있었다. 마을의 젊은이 몇 명과 바위언덕을 넘어가는 뒷모습을, 오르바는, 아리스와 함께 배웅했다. 자신이 조금더 나이가 많았다면, 이라고 오르바는 생각했다. 형을 대신해서 자신이 요새로 갈텐데. 그러면 어머니도 슬퍼할 필요도 없고, 나도, 공을 세워 군인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형이 떠나고 난 뒤, 일 밖에 모르던 어머니가, 마치 실이 끊어진 것처럼, 거의 온종일, 기도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난 것처럼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했지만, 그렇게 준비한 메뉴는 대부분이 형 로안이 도시에서 돌아왔을 때 내놓는, 형이 좋아하는 음식들 뿐이었다. 결국 그 날 식탁에 형이 없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어머니는 그것을 남김없이 뒷마당에 버렸다.

  그 사이, 내평게쳐진 밭은 오르바가 떠맡아, 많지 않은 가축을 돌보는 일도 스스로 했다. 저녁 무렵이 되면, 오르바는 벼랑의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가, 항상 제도 방향을 바라보았지만, 번쩍이는 갑옷과 투구의 행렬, 군용용이 진군할때 일으키는 엄청난 흙먼지, 용석전함의 용맹한 모습 - 그런, 오르바의 기대에 부응하는 광경은 전혀 볼 수가 없었다.


64P.

그리고 형이 떠나고 3주 정도가 지났을 때. 이곳보다도 요새쪽과 가까운, 계곡을 하나 넘은 곳에 있는 마을의 주민이 숨을 헐떡이려 달려왔다.

"요새가 함락당했다."

최악의 소식과 함께.

 아프타 요새는 결국 카베라군에게 함락되고 말았다. 요새를 지키던 핵심인물들은, 병사들만 남겨두고, 도망길에 올랐다고 한다. 제도에서 온 원군은 아프타가 아닌, 이곳보다 북쪽 협곡의 천연요새인 비라크로 보내졌다. 그렇다, 이미 그곳을 남쪽 국경의 방어선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아프타는 그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요새를 점령하고 있던 카베라군이 주변 마을들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약탈, 폭행 - 이른바 약탈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급하게 짐을 정리하고, 비축해둔 식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곧 추수할 예정있던 작물중 들고 갈 수 있을 만큼만을 가지고, 재빠르게 마을을 떠났다. 다른 마을에 아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은 그쪽으로 향했고,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카베라의 군인들이 마을을 떠날 때까지, 골짜기에 피난을 떠났다.

 오르바도 역시 덩달아, 도망치던 도중,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퍼뜩 떠오른 생각에, 오르바는 마을쪽으로 돌아보았다. 바윗덩어리가 작은 산처럼 솟아있는 건너편에, 저녁안개에 잠긴 마을 전경이 보였다. 틀림없이, 아직 저곳에 있는거야. 형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어쩌면 이제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형을.


65P.

"오르바, 어디로 가는거야? 오르바!"

아리스의 목소리를 등지고, 인파를 헤치고 급하게 되돌아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에는, 사람 하나 없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익숙한 풍경이었던 만큼, 오히려 이세계를 헤메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자, 계곡 방향에서 말에 탄 한무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고, 오르바는 서둘러 집으로 달려갔다. 뒷문을 열자, 어머니가 있었다. 언제나처럼 식사준비를 하려고 했다. "로안?" 이라면 뒤돌아보는 어머니는, 땀범벅인 오르바의 모습을 보며, 신기하게도 어깨를 움츠렸다.

"또 놀다가 온거니, 오르바? 좀 도와주면 어떠냐, 곧 형이 돌아올꺼야."

 밖에서, 얼마 남지 않은 가축을 쫓아다니는 병사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연기가 피어오를 것을 우려한 오르바는, 급하게 어머니를 멈추려고 했다. 그러나,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마을이구만. 가스콘 일당들은 재미 좀 봤다던데. 몇 명이나 여자를 안았다더구만."

"하다못해 술이라도 찾아라."

바로 근처에서 소리가 들리자, 출입문이 난폭하게 넘어졌다.

우르르 몰려 드는 세명의 병사들은, 모드 가벼운 체인메일과 창, 그리고 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흙먼지를 뒤집어써 시꺼먼 얼굴에 눈만이, 유일하게 흰빛을 내뿜고 있었다.


음.. 역시 라노베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는게 좀 문제네요...

시점이야 적절하게 바꿔가면서 글을 쓰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가 누구인지가 불명확하면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죠.

 재대로 번역을 하려면 한번 읽으면서

빨간줄 좍좍 그어가면서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번역도 어떻게 보면 반창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한데.. 이런 장르라면 완전히 달라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일본어 아시는 분이 원본과 번역본 두가지를 비교해서 읽어보면 같으면서도 다른 내용의 글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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