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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낙인의 문장(烙印の紋章) 1권 (6)

by blacksnowbox 2012. 10. 19.


* 해당 번역물에 대한 안내

아래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번역 공부를 위한 포스팅임을 우선 알려드립니다.

저작권 관계로 인해 국내 정식 출판된 작품은 다루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검색을 통해서 확인 이후에

번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라이트노벨의 출판 정보를 빠짐없이 체크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분이나 라이트노벨 팬분들께서는 혹시라도 이미 출판된 작품일 경우 알려주시면

바로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내용을 무단으로 옮기거나 이용할 경우 모든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36P.

드래곤 소조스의 표효였다.

약효가 다한 것인가, 아니면 피냄새가 본능을 자극한 것인가, 돌연 그 거대한 몸뚱아리를 좌우로 크게 꿈틀거리더니, 우리의 일부를 때려부셨다. 우리의 파편을 정리하려고 하던 노예 한 명이, 용의 손에 머리가 잡혀 끌어올려졌다. 저항할 틈도 없이, 그 상반신이 소조스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뼈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수분을 머금은, 이상한 씹는 소리가 들린 것은 한순간,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투기장을 가득 채웠다. 공포와 패닉이 순식간에 주위를 집어삼키고 있는 와중에도, 소조스는 오히려 여유있게 부서진 우리 사이로 또다시 팔을 뻗었다.

앞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한 군중에 떠밀려, 특등석의 청년은 넘어질듯 휘청거렸다. 그 손을 옆에서 꽉 쥐고 이끌었다.

"이쪽이에요, 어서요!"

특등석의 경호를 하고 있던 병사들이었다. 검과 총으로 주위를 위협하면서, 청년을 안쪽으로 도망칠 수 있도록 했다.

"자, 잠깐. 이네리가-"

거부하려해도, 도망치려는 인파에 휩쓸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자, 유난히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소조스가 앞발을 걸친 칸막이의 바로 건너편, 다름 아닌 이네리가 있었다. 관람석에서 굴러떨어진 소녀의 얼굴은 창백해져, 지금이라도 기절할 것같이 보였다.

용의 긴 코끝이 상하로 갈라졌다. 날카로운 칼날과 같은 엄니가, 끈적한 군침을 흘리며 드러났다.


37P.

엉겹결에 청년이 시선을 돌리려는 순간, 소조스의 목 언저리에서 가느다란 핏줄기가 솓아올랐다. 검투장에 고용된 위병들이 총을 들고 급히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객석이 가까운 탓에, 지근거리에서 쏠 수 밖에 없어, 그들의 엉거주춤한 자세는 너무나도 자신없는 불안한 모습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야할지 말지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에, 소조스가 재빠르게 돌아보며 꼬리로 일격을 날렸다. 수명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털썩 주저앉아 있는 소녀는, 눈이 있는대로 크게 뜬 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으로, 보았다.

소조스의 옆에서 돌풍처럼 스쳐지나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림자는 객석의 칸막이벽에 부딪치기 직전에, 그 벽을 박차고 높이 날아 올랐다. 호랑이 본 뜬 철가면이 소녀의 시야로 뛰어들었을 때, 검투사 오르바의 모습이 소조스의 목아래 근처에 있었다.

 총격에 일순 정신이 팔려있던 소조드의 뒤쪽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곧바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오르바의, 언뜻 보면 가는 몸의, 그리고 마디마디에 강철같은 근육이 부풀어오른 팔이, 용의 목아래 깊이 파고들었다. 거기다 양다리 사이에 목을 끼워 넣고는, 다른 한쪽의 팔에 든 검으로 머리를 내려쳤다.

긴 꼬리를 휘두르고, 지면을 흔들리게 발을 굴러서, 용은 어떻게 해서든 검투사를 떨쳐내려고 버둥거렸지만, 이격, 삼격 째에 떨쳐냄과 동시에, 강철의 갑주와도 비등한 비늘이 찢어져, 살점이 끈적한 피와 함께 사방으로 튀었다. 사격 째가 되자 검이 먼저 부러지고 말았지만, 이미 다른 검투사들도 몰려들고 있었다.


38P.

"오르바!"

검붉은 피부의 검사가 내던지 검을 받아 들고, 오르바가 한번더 휘두른 오격 째가, 방금 전과 정확히 같은 경로를 따라서, 용의 정수리로 도신이 절반이나 박혔다.

황금색 눈알이 번득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몸체가 머리와 함께 침몰하기 직전에, 검사는 이미 객석에 내려앉아 있었다.

소녀는, 그 모습을 올려다보는 모양이 되어 있었다. 마치 동화속에서 튀어나온, 나쁜 마술사에게 잡힌 프린세스가 된 기분으로, 두근거리며 바라보고 있었지만, 당치도 않게 영웅인 검투사는 완전히 그녀를 무시하고 걸음을 옮겨, 칸막이에서 투기장으로 훌쩍 내려앉았다.

아직 가시지 않은 자욱한 공포의 안개 속, 사라져 가는 뒷모습은, 승자의 풍채가 감돈다라고 하기보다도, 모여진 시선 그 자체가 거추장스럽게 보일 정도로, 고독한 느낌이었다.

"괘, 괜찮아?"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일행인 청년의 눈과 마주치자, 소녀는, 문득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방금전, 사라지는 순간 보았던, 그 가면검사의 눈언저리가와 청년과 매우 잚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한사람,



39P.

"설마, 살아있었을 줄이야"

오르바의 뒷모습에, 다른 의미로 깜짝 놀란 시선을 보내는 남자가 있었다. 약간 처진 턱에서 땀방울을 손등으로 훔쳤다. 청년의 등뒤, 역시 특등석에 있던 남자였지만, 독특한 피냄새가 감도는 가운데, 그는 혼잣말처럼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오르바라고 했었나. 2년인가. 그렇구나....2년 이나."




(2년)

검투사 오르바는, 낮은 곳에 도사리는 어둠을 노려보면서, 갑작이 소리 죽여 중얼거렸다.

한마리로 [2년] 이라고 해도, 그 길은, 고난과, 피와, 그리고 죽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끝임없이 서로의 목숨을 빼앗고, 그것이 끝나면 두발을 쇠사슬에 묶여, 노예 우리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면 검투 노예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싸웠다.

오르바 이외의 누구도, 그가 5전이상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2년전, 처음로 투기장에 발을 내딛은 순간의 오르바는 아직 14살. 몸도 지금보다 가늘었고, 거의 모든 무기가 너무 커서 들 수 없을 정도였다.


40P.

하지만, 실제, 그는 살아남았다. 손으로 쥘 수 있는 무기, 즉 자기자신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무기를 골라내고, 있는 힘껏 휘둘렀다. 싸우는 방법따위 그저 무작정 달려드는 것 밖에 몰랐다. 경험을 쌓고, 뼈가, 그리고 근육의 섬유가 한올한올 굵어지는 것, 새로운 무기를 손에 넣고, 적의 시체를 밟고 넘어설 때마다 싸우는 방법도 하나씩 늘어났다.

그렇게 보낸 2년. 긴 것인지 짧은 것인지 오르바에게는 알 수 없었다. 때때로, 자신이 적잖은 나이로 느껴질 때도 있는가 하면, 아직 싸움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풋내기 같을 때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얼굴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위를 보고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그는, 검투장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도 가면을 쓰고 있었다. 2년간 벗은 일이 없었기에, 그의 맨얼굴은, 같은 카르카스 검투회에 소속되어 있는 다른 검투노예들도 알리가 없었다.

"일어나라, 노예 놈들아! 잠자리가 개운치 못했나? 그러면 더욱 최악의 하루가 되도록 해주지!"

아침이 되면, 다시 노예로서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검투노예 양성 담당이자, 노예 감독관이기도 한 고웬에게 내몰리듯이 침실에서 나오자마자, 제일 먼저 수용소 청소를 했다.

이것이 끝이 나면, 사자나 구렁이, 멧돼지, 호랑이등, 겈투에서 사용될 동물들을 보살펴야 했다. 특히 용을 돌보는 일은 중노동이었다. 소형용, 중형용 조차도, 한 사람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생물이지만, 대형용 소조스라고 하면, 과연 검으로 죽는 노예가 많은지, 일부러 사람에게 길들지 않도록 길려진 이 용에게 밟혀 죽은 노예가 많을지 비교할 정도였다.


41P.

노예들의 거처보다도 훨씬 넓은 -  오히려 성의 중앙정원과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용의 소굴로 들어서는 오르바는, 날씬한 여성의 뒷모습을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호우・란이었다. 다른 노예들에게 용의 먹이를 주도록 지시히고 있은 한편으로, 그녀자신은 용들의 비늘을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당연, 용들의 발과 목에는 굵은 사슬로 묶여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어제의 일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것이 절대 안전하다고 할 수 없었다. 겈투사조차 뒷걸음질칠 정도의 거리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용들에게 말을 걸고는, 비늘을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만지고 있었다.

"오르바"

이름을 불린 것은, 그녀가 뒤돌아서는 것 보다 빨랐다.

"눈치가 빠르구나."

"용들의 목소리가 가르쳐주었어."

란은 미소를 지었다. 남자들 뿐인, 그것도 살벌한 검투노예들의 수용소에는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평화로운 웃음에는, 오르바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갈고 닦은 흔단같은 피부는, 창백한 머리결과 마찬가지로 불가사이한 윤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메피우스 서쪽의 산악을 방랑하는, 용신신앙의 유목 민족 출신으로, 본래 폐쇄적인 혈족이었지만, 란은 예외적으로 호기심이 왕성하여, 부족을 찾아온 캬라반의 마차에 몰래 숨어서, 바깥세계를 찾아왔다. 그뒤의 경위는 그녀 스스로가 말하려 하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어느샌가 타르카스에 고용되어, 이렇게 용들의 돌보는일 맡아서 하고 있었다.


1장이 78페이지 까지네요. 내용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극을 이끌어갈 두 주인공이 등장하였고.. 살짝 너무나 알기 쉽게 복선을 깔고 있네요... 노예랑 고귀한 신분의 청년의 눈가가 닯았다. 거기다 그걸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 뭔가 수상한 냄새가 풀풀 피어오르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카게무샤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네요. 1장 빠르게  마무리하고 예고되로 블랙블러드브라더스 단편을 번역하도록 하겠습니다. 애니화 되기도 했었고 엔딩곡에 러브홀릭의 신기루라는 곡이 쓰여졌죠. 우리말 그대로의 노래로~ 아마도 그럴일은 이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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