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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18년 6월 23일

by blacksnowbox 2018. 6. 23.

무토가 창을 내린 것을 보고 제복 경관이 옆으로 다가와 정중한 태도로 형식적인 말을 건넸다.
"죄송합니다이쪽에서 검문 중입니다 가지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라며 답하고무토는 주위를 둘러본다 제복 경관 이외에도 3사람 정도 길가에서 대기 중이었다 사람은  보아도 경찰다운 제복그리고 안경에 정장 차림의 사복 경관 같은 남자그리고   사람은……
"뭐지 사람도 경찰인가?"
조수석에 앉은 사오리가 귓속말을 걸어온다수긍할  없다.
대기 중이라고 하기보다 귀찮다는 듯이 길바닥에 앉아 있는 남자는 제복은 커녕 사복 경관 같지도 않았다.
허름한 카키색 코트, 통이 넓고 펑퍼짐한 검은 바지와 맨발에 나막신그리고  눌러   낡은 밀짚모자. 도저히 경찰로는 보이지 않는 용모의 인물이지만무토가 타고 있는 자동차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절대 아니겠지여행객노숙자?"
"아니모르겠는데….."
무토가 시선을 경관 쪽으로 되돌리자 생글거리는 가면 같은 웃는 얼굴로 작은 기계를 손에 쥐고 있었다.
"차량 내부는 문제없고, 안전벨트로 하셨네요마지막으로 음주 검사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에불기만 하면 되죠?"
"아니요가만히 계시면 검사할  있으니 괜찮습니다 끝났습니다문제없습니다협조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네라고 짧게 말하고 경관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 무토는 창문을 닫으려고 했다.
 순간딱이라는 부자연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방향을 바라보니 길바닥에 앉아있던 기묘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막신으로 여러  지면을 쿵쿵 찍었다.
"어머뭐야무서워히로  빨리 가자"
"그래"
차를 발진시켰지만 백미러에는 생글거리며 웃는 제복 경찰관과 무뚝뚝한 표정에 안경을   사복경찰관그리고 밀짚모자 밑으로 기분 나쁘게 웃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저 녀석들은. 저기 옆에 남자를 먼저 관리해야 하는  아닌가"
"맞아너무 기분 나빠"
차다 달아나듯이 앞으로 달려간다이윽고 도시고속도로의 고가를 지난 지점에서 갑자기 전방에 입을 벌린 어두컴컴한 터널이 보인다.
"시로가네 터널……"
항상 아무렇지 않게 지나던 장소였다그러나 직전에 검문을 하면서 주고받은 대화가 무토의 불길한 예감을 부채질했다.
"저기히로 저기 말이야분명 심령 스폿 맞지"
"어어사고 다발 지점으로 유령을 목격한 정보가 많은 모양이야"
"혹시 방금 검문 주변에서 사고가 나서 그런 걸까유령의 저주로 사고가 일어난다거나 해서"
차 안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차는 흰색 터널로 들어갔다오렌지색 라이트가 간헐적으로  사람의 얼굴을 비춘다.
무토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불안하게 생각할  따위는 없다유령이란 존재는 영자 과학이 진보 시대에는 의미가 없다.
"걱정  해도 유령이란  말이야과학적으로 규명되었잖아"
무토는 대학생일 때부터 영자 공학을 전공했다흔히 유령에 대해서는 일반 대중들과 마찬가지로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령이란  어차피 뇌의 신경세포에 있는 미세소관이라는 조직이 대기  영자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거야그게 뉴런의 결합을 유도하고 개인의 시각과 청각에 영향을 미치는 거지흔히 영감이 있는 사람은 대기 중의 영자를 감지하는 능력이 높은 사람이며관련 없는 인간이 유령을 보거나 어떤 영향을 받는다니"
사오리에게 용기를 주려고 했던 말이었지만어느샌가 무토는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튼 영자 과학에서 십분이면 설명할  있는 현상이다그러니까 원한이니 저주는 커녕 사고의 원인이라니 있을  없는 일이야.
단숨에 내뱉고무토는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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