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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18년 3월 22일

by blacksnowbox 2018. 3. 22.

니키는 마치 소년처럼 얼굴을 붉히며하지만 아주 살짝 자세를 바로잡고 말했다.
"사실은 네가사립 탐정이란다"
 
니키 준페이는 아주 최근까지 마루노우치에 본사가 있는 어느 대기업의 샐러리맨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도  회사의 사원이다인사부에 문의해보면니키는 확실하게 사원으로 등록되어 있을 것이다인사부 사람은 파일을 뒤적이면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죄송하지만니키는 올해 3월 말을 기해휴직한 상태입니다"라고.
이, 퇴직자 지원 제도가 생긴 것은 작년 7월이다명칭 그대로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을 회사가 응원하자는 취지다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일 년간 휴직을 인정하고물론 복리후생이나 기본임금은 그대로출근할 필요는 없고자기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있는참으로 바람직한 제도다.
"그런 제도가 있었단 말인가요?"
니키의 송별회  제도에 대해서 처음 알게  여직원이 눈을 반짝이며 그렇게 소리쳤다.
니키는 안타깝게도 지금의 그녀는 제도를 이용할  없다는 사실을 설명해야만 했다.
언뜻 보기에는 좋아 보이는  신제도에는 당연하지만 다양한 제약이나 조건이 있다어디까지나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대상이지단순한 전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헤드헌팅으로 동종 타 회사로 옮기는 사람은 제외된다 이전에 필수인 절대 조건이 있었다.
연령이 오십 세 이상이거나 근속 30 이상일 .
여직원이 몰랐던 것도 당연하다오십 세 이상인 사원에게만 조용히 통지되는 사항이니까.
"이런  말이지, <퇴직금에 일 년 치 월급을 올려 줄 테니까, 오십 이상인 사람은  나가주시면  될까요>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동료는 그렇게 말하고 어깨를 움츠리더니 손에  자료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분명 그의 말대로다.
전직그리고 독립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더구나 오십을 넘긴 나이라면 오죽하랴.
현재 회사가 머리를 싸매고 있는 일은 조직의 축소와 합리화에 따라불어나는 중장년층의 정리해고다이번에 시험 삼아,  그럴싸한 좋은 옷을 입힌 조기 퇴직자를 모집인 것이다……
 그것이 직원 대부분의 견해였다.
하지만 동료의 차가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니키는 자료를 열심히 읽었다만약 그때 니키를 관찰하던 사람이 있었다면그의 뺨에 핏기가 돌고 평소에는 졸린 듯한 눈동자가 소년처럼 반짝인다는 사실을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신청서를 상사에게 제출한 것은 그해 연말이 닥쳤을 무렵이었다.
소속 부서의 부장은 신청서에 기입된 사항과 니키의 얼굴을 구멍이 뚫릴 정도로 번갈아서 바라보았다.
"사립탐정?"
중얼거리는 듯한 말투에 니키는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수리해 주실  있을까요?"
"아니, 뭐 그거야…… 인사 쪽에 제출해야   있겠지만……부장은 말을 끊고분주하게 시선을 움직이면서 다시 말했다. "사립탐정이로군……  자네를 좋게 평가했었는데……"
갑자기 <록 가수가 되고 싶다> 선언한 외동아들 앞에서 망연자실한 노년의 아버지 같았다.
"가족과는 의논한 건가아내나 아들은 뭐라고 하던가?"
"대찬성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니키는 쓴웃음을 짓고 어깨를 움츠렸다"오만 정이  떨어졌나 봅니다"
"그야 자네말이라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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