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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2018년 3월 21일

by blacksnowbox 2018. 3. 21.

소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거의 속삭이듯이 말했다.
"고양이?"
니키는 잠시 허둥대면서 소녀가 안은 묵직한 고양이를 보았다자세히 보니 길고 하얀 털을 가진 화려한 분위기의 고양이다고급 애완동물 사료의 광고에나 나올 법했다.
" 아이가 계단을 자꾸 마음대로 올라가버린 답니다마침 딱……"
"창문이 있어서 들여다본 거로군뭔가 재밌는 거라도 보았니?"
"…... 그다지,   없지만."
우아하게 고개를 갸웃거린 다음하지만 뭔가 떠오른 듯이 큭하고 웃었다졸다가 책상에 안면을 들이박는 순간을 확실하게  모양이다.
니키는 쓴웃음을 짓고 턱을 어루만졌다.
그때 뭔가 거슬린 건지 갑자기 고양이가 허우적거리며 발버둥 치더니, 소녀의 팔에서 뛰쳐나왔다. 털썩이라는 고양이 답지 않은 소리를 내며 착지하고유유히 니키 앞을 가로질러 방구석으로 걸어갔다.
" 된다니까"
소녀가 소리쳤을 때는 이미 늦었고사물실 벽에는 고양이 발톱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죄송합니다"
니키는 풀이 죽은 소녀에게 어때괜찮아라며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어차피  낡아빠진 임대 사무실이다.
" 아이는 다이나라고 하는데장난이 심해서소녀는 고양이의 머리를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혹시 아세요다이나는 앨리스가 키우던 고양이 이름이에요."
"앨리스라면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네에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요"
"그러면 주인인 너는 앨리스 리델이겠구나?"
루이스 캐럴이 각별히 사랑한 한때 실존했던 소녀의 이름이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녀는 가볍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름은 앨리스와 비슷하지만약간 달라요뭘까요?" 수수께끼를 내는 아이 같은 얼굴로 말했다. "저는요아리사라고 해요이치무라 아리사친구들은 모든 아리사라고 불러요."
소녀는 방긋 웃더니무척 천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저씨는여기서  하시는 거예요?"
" 말이냐? 나는 말이지……"
니키가 우물거리며 코끝을 긁었다.
 말을  밖에 내기가 아직은 어색했다어쨌든 사무실을 연지 불과 삼일밖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상대가 아직 어린 소녀라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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