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번역 작업 일지

2018년 3월 10일

by blacksnowbox 2018. 3. 10.

프롤로그

",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물건은 과연 무엇일까?"

앞에 앉은 소녀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목소리는 차갑고 어두웠다. 듣는 사람의 귓볼을 얼어붙게 하는 얼음의 속삭임.

속삭임이 자신에게 향한 물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 마지못해 허리를 곧추세웠다. 그녀의 물음에 잘못은 허락되지 않는다.

"말씀드리죠.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물건, 그것은 바로 돈입니다."

지체없이 대답했다. 확신에 답이었다.

여자는 맞다고도, 틀렸다고다 하지 않았다. 질문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듯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

하지만 있었다. 그만큼 오래 알고 지냈다. 지금 여기에 이렇게 무사히 있는 것이 적어도 대답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

 

그녀의 침묵에 말대답은 용서받을 없다.

반응을 기다리는 사이 그녀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다. 보면 볼수록 허술한 여자다.

거친 머리카락은 온갖 방향으로 뻗치고,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저승사자가 밝아 보일 정도로 음습. 안색은 시체보다 나쁘고 뺨은 끔찍할 정도로 홀쭉하며, 보라색 입술은 살짝 벌어져 있었다. 안구는 움푹 패였고 깊은 어둠속에서 초점없는 눈이 멍하니 허공으로 바라보았다.

여자에게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시체처럼.

그렇지만, 그럼에도 모습은 한층 아름다웠다. 압도적일 만큼.

마녀라서 그런 것인가, 그렇게 때문에 마녀인 것인가. 여전히 없다.

그렇다 그녀가 바로 한때 세계를 뒤흔든 마녀의 최후다.

드디어 떠올랐다는 듯이 마녀는 입을 열었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돈이 되는 물건은 무엇일까?"

이번에 신중하게 잠시 뜸을 들인다.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생각한 뒤에 답한다.

"그것은 역시 신들의 유산이라고 생각해. 각각의 존재가 유일무이. 수천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이 만들어 없는 물건. 힘은 세계를 움직일 정도로 강하고, 신세를 망칠만큼 매혹적이다. 그래서 원하는 사람이 무수히 많고, 어떤 사람은 엄청난 돈을 지불할 것이니까."

반응형

'번역 작업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3월 21일  (0) 2018.03.21
2018년 3월 20일  (0) 2018.03.20
2018년 3월 5일  (0) 2018.03.05
2018년 3월 4일  (0) 2018.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