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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작업 일지

세븐사가 ~7대 죄악 붉은 용은 분노에 타오르고~

by blacksnowbox 2016. 4. 5.

 주의해 주세요 (WARNING)

 포스팅 된 내용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모든 권리가 있습니다. 배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으로 출판사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따라서 무단 전제에 대한 문제는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오탈자나 의미불명, 오역 등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롤로그 성력 36년

 깃털을 가득 채워 넣어 푹신한 침대에 한 남자가 누워있었다.
 촛불을 일렁이는 석조 침실은 그의 신분을 생각해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소박한 방이다.
화려한 장식이나 가구 따위는 하나도 없다. 전 세계의 재물을 독점할 수 있는 입장에 있으
면서도 그는 사치에 몰두하기보다는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에 무척 애써 왔다.
 중병에 걸려 완전히 쇠약해진 몸은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죽음의 기운이 코앞에 닥쳐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의 마음은 맑은 호수처럼 고요했다.

"예언자님!"

 슬픔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듣고, 그는 닫혀있던 눈을 떴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남지 않는 눈꺼풀 틈으로 필사적으로 응시하는 것뿐이었다.
 침대 주위에는 그와 함께 세계를 여행하고, 지상의 통일을 달성한 7인의 영웅이 모여있었다.
그의 밑에서 세계 각지를 통치하고 있는 영웅호걸들이 지금 깊은 슬픔에 표정을 일그러지고,
죽어가는 남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탁입니다, 예언자님. 제발 가시면 안 됩니다! 당신께서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우리들은 이
지상을 하나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선지자인 당신이 잃는다면, 우리들은 이제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애원하는 영웅들에게 예언자라고 불리는 그는 말했다.

"나야말로 그대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이처럼 편안하
게 지낼 수 있는 것도 뒤를 맡길 수 있는 그대들이 있음에......"

그는 부드럽게 미소를 띠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 옛날, 지상은...... 신의 기적이 가득했다."

그것은 그가 사람들에게 설파해온 가르침에 하나였다.

"사람들은 신과 계약해 겨울에는 불에 의지해 추위를 넘기고, 여름에는 물에 의지해
목을 축였다. 바람을 마음대로 일으키는 것도, 메마른 대지를 되살리는 것도 손쉬운
일이었다. 지상은 낙원이었다....... 7대 악마에 의해 신이 살해당하기 전까지는......"

거듭 설파해온 가르침도,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그런 그의 심정을 헤아린 것인지, 영웅들도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
울였다.

"신은 죽었다. 지상에서 기적은 사라지고, 낙원은 혼돈에 가득 찬 지옥이 되었다. 그러
나, 제군들. 절망에 빠져서는 안된다. 희망의 빛이 깊은 절망의 밑바닥까지  내리쬐도
록...... 이 혼돈으로 가득 찬 지옥에도 언젠가 구세주가 나타날 것이다. 구세주는 신을
재림시키고, 지상을 또다시 기적에 가득한 낙원으로 바꿀 것이다......"



 그는 격렬한 시침을 했다. 걱정하는 영웅들을 바라보며,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나의 친구, 영웅들이여. 부디 먼저 가는 나를 용서해 주게. 내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 그대들이라면, 구세주가 강림하는 그날까지 지상의 평화를 계속 지켜주리라....... 믿고
있네...... 그러니......"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아무래도 때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흐려지는 그의 의식을 가로질렀다.
 고향을 떠난 것은 12살 때였다. 이후 그는 세계 각지를 떠돌며,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가
르침을 베풀었다. 몇 번인가의 전쟁을 평정하고 7인의 영웅과 함께 지상을 통일했을 때
는, 여행을 떠난 지 22년의 세월이 지나 있었다.
  길고도 짧은 여행이었다.
  그것이 그의 인생이었다.

"예언자님......!!"

 친구의 부들에 대답하듯이 그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죽음을 슬퍼하는 동료와 만났던 일. 그것이야말로 여행 중에 자신이 손에 넣은 기적이었다
고, 그렇게 확실했다.
 그 순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가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달이 없는 밤 눈부시게 반짝이는 유성이 완전히 타오르고, 하늘을 덮은 깊이를 알 수 없
는 어둠 속에 무수한 별이 남겨졌다.


 신의 죽음이 암흑의 시대를 불러온 것처럼, 예언자의 죽음도 또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그의 사후 1년 뒤 그 죽음은 지켜본 7인의 영웅이 대립해, 세계 각지에 왕국을 건설했다.
7인의 영웅에 의해 건국된 7개의 왕국은, 영웅들이 죽은 뒤에도 오랫동안 대지에 피의
비를 계속 내리게 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성력 125년ㅡ 신을 잃었던 사람들은, 여전히 구세주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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