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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정보/소설번역(미리보기)

제5화 코카트리스 통구이 ①

by blacksnowbox 2022. 9. 4.

ソード・ワールド2.5ショートストーリーズ 呪いと祝福の大地

소드 월드 2.5 단편 소설 - 저주와 축복의 대지 -

 

北沢慶/グループSNE/ドラゴンブック編集部
- 키타자와 케이/그룹 SNE/드래곤북 편집부 - 

원제 : 『コカトリスの丸焼き』 ①~
저자 : 베테 유리 쿠로사키(ベーテ・有理・黒崎)
 
희미하게 고기 굽는 냄새가 났다.
 
야만족과의 싸움 후에 사체가 언데드가 되지 않도록 불태우는 듯한 불쾌한 냄새가 아니다. 제대로 조리해서 굽는 고기 특유의 향기로운 냄새. 파트너와 함께 하찮은 의뢰를 무사히 달성하고 3일이 지났다. 열차 요금을 아끼려고 구두 밑창 만큼 질긴 말린 고기를 씹으며 터벅터벅 초원을 걸었다. 그런 상황에 이 냄새......
 
몹시 배가 고프다.
 
‘야’
 
파트너인 팔크를 바라 보았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바람이 챙이 넓은 모자를 흔들고,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이마의 문신 같은 멍이 드러났다.
 
고기 굽는 냄새가 강해졌다.
 
‘꾸루루루륵......’
 
팔크가 웃었다.
 
‘뭐’
 
물음에 팔크는 입매를 비틀면서 즐겁다는 듯이 대답했다.
 
‘배가 울부짖네’
‘바!? 바보 같은 놈!’
 
얼굴이 시뻘겋게 타올랐다. 동시에 뱃속의 벌레가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하하하하하하하!’
‘에잇! 씨!’
 
더 이상 참을 수 않고 크게 웃어 젖히는 팔크의 다리에 발차기를 먹였다.
 
‘야아. 하지마. 아프잖아’
‘시끄러. 쌤통이다’
 
하지만 팔크는 금속 각반을 착용하고 있었다. 제대로 차면 내 발이 아프다. 아픈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말해 주었다. 타인의 생리 현상을 웃음거리로 삼은 것에 대한 그 나름의 성의인 것이다.
 
‘그나저나 느껴지냐? 고기 냄새야. 고기를 굽고 있는 냄새.’
‘역시 야수의 코로구만. 나는 긴가민가해.’
‘리칸트의 후각은 인간족과 큰 차이 없어. 게다가 개라면 또 몰라도, 우리는 살쾡이거든.’
‘미안, 미안. 역시 배고픈 고양이의 코라고 말했어야 하나.’
‘이씨!’
 
다시 찼다. 과장되게 아픈 척 하는 팔크. 이번에는 내 발도 약간 아팠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어떻게라고 해도......’
 
팔크는 자기도 모르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렸다.
‘넌 어쩌고 싶은데.’
 
‘어쩌긴...... 고기잖아? 막 구운 고기라고, 벌써 며칠을 못 먹었어. 당연히 좀 나눠줄 수 없는지 물어보러 가야지. 말이라고 해’
‘당연하다 이 말이지’
 
쓴웃음을 숨기는 데 실패하면서 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 잘난 코로 위치를 알 수 있을까?’
 
이 자식 또 걷어차이고 싶은 건가?
 
‘이쪽이야. 따라와’
 
냄새를 실어오는 바람에 의지해 걸음을 옮겼다. 사냥꾼, 그리고 야수 레인저의 훈련 결과일뿐, 결코 종족의 특성도 배가 고픈 탓도 아니다.
왼쪽으로 많이 걷지 않았지만 멀리 연기와 사람이 보였다. 본래 이곳은 초원이다. 차폐물이 적은 곳이다.
 
작은 바위 가까이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깜빡이는 숯불 위에 큰 고기덩어리를 꿰뚫은 꼬챙이 두 개를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요리를 하고 있는 것이 어린아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갈수록 그저 키가 작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런 멋진 수염을 기른 아이가 있을 리 없다.
 
드워프다.
 
그러나, 왜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드워프가 고기를 굽고 있는 걸까?
 
방금까지 고기 냄새가 억누르고 있던 불신이 잔에 따라둔 에일의 거품처럼 솟아올랐다.
혹시 몰라서 왼손으로 허리에 걸려 있는 화살통의 활을 잡았다. 뒤로 팔크가 자연스럽게 폴메이스를 고쳐 잡는 것이 느껴졌다.
 
이럴 때 어떻게 말을 걸어야 좋을까? 에이. 모르겠다.
 
‘이봐야, 드워프 아저씨’
 
고기를 돌리는 속도가 유지한 채로 드워프가 이쪽으로 돌아보았다. 타오르는 불꽃처럼 오렌지색으로 시작해 빨간색으로 끝나는 그러데이션이 돋보이는 풍성한 곱슬머리와 수염 탓에 얼굴이 마치 불덩어리 같았다. 코는 크고 동그스름하고, 볕에 타서 새빨겠다. 덥수룩한 눈썹 안쪽으로 작고 동그란 파란색 눈동자가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오오’
 
두꺼운 바리톤으로 드워프가 대답했다.
 
‘이럴수가. 이런 곳을 지나는 사람있었군. 거기다 젊은 남녀라니.’
 
드워프의 말과 시선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팔코와 둘이서 여행을 하고 있으면 때때로 저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쁜 뜻은 없겠지만, 나는 남자의 소유물처럼 보는 시선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나의 고향에서는 팔코 쪽이 그런 취급이었다. 좋다는 뜻이 아니라 그저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나는 럭스. 원래 사냥꾼이었고 지금은 모험자’
무의식적으로 탕 하고 꼬리고 지면을 두드리며 선언하고, 나는 엄지로 등 뒤를 가리켰다.
 
‘이쪽은 팔크. 내 파트너야. 남자 치고는 나쁘지 않은 전사이자, 조령 마법도 쓸 수 있어. 그리고 아는 것도 많아.’
 
‘팔코 드라운드야.’
‘그렇구만’
 
드워프는 고기를 돌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땀이 이마를 타고 코끝까지 흘러갔다가 그대로 떨어졌다.
 
‘나는 군나. 군나 트래비슨. 보시다시피 요리사다.’
‘그렇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꼬챙이에 꿰인 먹음직스럽게 굽히고 있는 두 개의 고기덩어리를 가리켰다.
 
‘그러면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그건 뭐야?’
 
취익 취익 지방이 타는 소리를 내는 그것들의 한쪽은 돼지의 상반신과 새의 하반신이 붙어 있었고, 다른 쪽은 새의 상반신과 돼지의 하반신이 붙어 있었다.
 
‘아아, 이거?’
 
군나 트래비슨은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띄우고 선언했다.
 
‘코카트리스 통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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