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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검성 제2화 호위임무

by blacksnowbox 2020. 11. 15.

다시 태어난 《검성(剣聖)》은 편하게 살고 싶다
(원제 : 生まれ変わった《剣聖》は楽をしたい)

제2화 호위임무

 

나, 알타 슈바이츠가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

고아원에서 지어준 알타라는 이름뿐인 내가 5살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마력에 눈떴다.

그 순간 예전에 내가 <검성> 라울 이자로프였던 사실을 떠올렸다.

이것이 전생의 기억이며, 즉 <환생>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내가 라울이었다고 증명할 방법은 애초에 없고, 굳이 알리고 싶지도 않았다.

검과 마법에 관한 지식을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재능을 인정받아 지방 귀족인 슈바이츠 가문에 양자가 되었고, 지금 나는 왕국 기사로 일하고 있다.

왕국이 시작한 이래 최연소 기사가 된 것이다.

물론 그런 사실을 공공연하게 민중에게 알려질 만한 일은 하지 않겠지만.

기사도 여러 계급이 있는데, 나는 비교적 자유와 재량권이 있는 <1등사관>이라는 지위다.

다시 태어났으니 뭔가 하고 싶은가 하고 묻는다면, 뭔가를 하고 싶은 것은 없다.

그저, 할 수 없었던 일은 해보고 싶고, 애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전생에는 싸우기 위해 강해졌을 뿐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라울의 기억을 가진 알타 슈바이츠로 잘 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일찍부터 일해서 돈을 벌고, 빨리 은퇴해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보내기로 했으니까.

 

   ***

 

"반수 이상 토벌, 모체는 사멸. 이쪽 사망자 0, 이라. 부상자는 여럿인 듯하지만...... 피해는 거의 없군. 훌륭한 처리다. 알타 슈바이츠 1등 사관."

"네, 감사합니다. 레밀 에인 기사단장님."

 

나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숙였다.

책상에 팔꿈치를 대면서 한 장의 보고서를 확인하는 것은 레밀 에인이라는 여성.

내가 소속된 <흑랑 기사단>의 단장이다.

긴 빨간 머리를 뒤로 묶고, 기사 지정 제복을 살짝 편하게 입고 있다.

풀어헤친 가슴 부근만큼은 기사로서 문제가 없는 것인지 고민되는 부분이지만, 기사단에 따라서 특색이 다르다.

이곳에서는 그런 것도 허락되는 것이다.

 

 

"그러면, 제가 토벌한 만큼 추가로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까?"

"자네 입버릇처럼 돈 얘기를 하는 군. 젊어서부터 그렇게 신경 써서 어쩔 셈이야? 슈바이츠 가문은 그렇게 궁핍한 거냐?"

"슈바이츠 가문에 관해서는 적어도 제 수입이 없어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지금의 당수로 계신 저의 양부는 우수한 분이시니까요. 단순히 제가 돈을 열심히 모을 뿐입니다."

 

나는 별달리 신경 쓰지 않고 그렇게 대답했다.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기쁜 것은 당연한 일이고, 돈이 모이는 사실도 기분 좋은 일이다.

시골에 집은 살지, 도시에 살지에 따라서 모아야 할 금액이 달라지지만.

 

(그런 것들도 결국 결정해야겠어. 나의 선택은 시골이지만)

"참고로 단장님은 도시파입니까? 시골파입니까?"

"작업 걸로 받아들여도 되는 거냐? 그렇지?"

"아닙니다. 장래에 사는 곳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뭐야, 프로포즈라면 좀 더 낭만에 무게를 두도록 해라. 그리고 나이 차이가 있으면 쉽지 않거든."

"단장님께 물어본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레밀은 '농담이야' 하고 말하고 씨익 웃었다.

이것이 기사단장인 그녀의 본모습이었다.

이런 편이 말하기 쉽기는 하다.

가끔 귀찮은 일도 있지만.

 

"뭐, 장래에 시골이 살지, 도시에 살지는 너의 자유이긴 하지만, 젊을 때는 '지금'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겠냐."

 

레밀의 말에 어쩐지 싫은 예감이 들었다.

레밀이 서랍에서 꺼낸 것은 한 장의 종이.

소녀가 그려져 있고, 몇 가지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다.

 

"어, 이 분은 본 적이 있습니다."

"그야 그렇겠지. 4개 귀족인 라인펠 집안의 따님이자, 이 왕도에서 기사를 제처 놓고 <최강>으로 유명한 분인 이리스 라인펠이니까."

 

나는 건네받은 종이를 집어 들었다.

<검성 공주>, 그녀는 그렇게 불리는 모양이다.

검과 마법을 조합한 마법검사로 비범한 재능을 보이는 여성이면서 <검성>에 비견된다고 칭송받는 고작 15세인 천재소녀.

나도 만난 적은 없지만, 본 적은 있을 정도다.

늠름한 행동거지를 나도 기억하고 있다.

 

"4대 귀족...... 그런 곳의 자녀분이 어떻게 되기라도 했습니까?"

"너에게 그녀의 호위 임무를 맡기고 싶다."

"네... 네?"

 

무심코 되물었다.

싫은 예감이 딱 들어맞은 듯하다.

 

"호위 임무야, 호위 임무. 해 본 적이 없었던가?"

"그야, 있습니다만...... <검성 공주>의 호위라니......"

 

애초에 필요한 것인가, 같은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되겠지.

레밀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고 싶은 말은 이미 안다. 그녀도 호위는 필요 없다고 했지. 하지만 말이지, 최근 조금 수상쩍은 동향이 있어."

"수상쩍은 동향......?"

"으음. 그에 관해서는 별도로 조사 중이지만, 이리스 아가씨는 이 나라에서도 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귀족의 귀감인 데다, 차기 국왕 후보로 여겨지는 존재다. 어차피 그런 분에게 호위를 붙이지 않을 수 없지 않겠어?"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럴듯합니다만, 어째서 저에게?"

"이리스 아가씨 말에 따르면,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보호받을 생각은 없어요'라고 하더군. 참으로 용감한 말이다만, 그렇다 보니 이쪽에서도 맡길 사람이 많지 않단 말이지.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것이 너인 셈이다."

 

내가 선택받았다기보다는 지금 바로 갈 수 있는 것이 나뿐인 모양이다.

확실히 검성공주보다도 강하다는 조건을 따지자면, 그렇게 쉽게 찾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 이외에는 없습니까, 라는 선택지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리스님은 학원에 다니고 계시는 듯합니다만...... 제가 서성거려도 괜찮은 겁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빈틈없다. 이미 이야기를 끝내 놨으니까."

 

적절치 못한 웃음을 짓는 레밀.

또다시 싫은 예감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대사 번역은 사전 그대로 처리하면 어색할 듯해서 핵심 내용은 살리고, 인물 성격은 최대한 드러나게 말투를 조정했다. 여성 기사단장은 아저씨처럼 능글거리는 느낌일 듯하고, 주인공은 전생의 기억이 있다보니 나이에 맞지 않게 조금 딱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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