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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정보/소설번역(미리보기)

ダンジョン・シェルパ 迷宮道先案内人 1권 (미리보기)

by blacksnowbox 2020. 7. 31.

던전 셰르파 미궁길잡이 1권 (미리보기)

가운데 미궁의 오아시스가 있는 공간에 무거운 공기가 서려 있었다.

지면에 주저앉아 쉬는 것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전반 사이의 남자 4명. 금속 갑옷과 가죽 갑옷, 그리고 두꺼운 로브 등 요란한 장비를 착용한 모험자 파티. 이름도 '사나운 녀석들"이다.

긴장으로 경직된 표정에는 초조함과 피로의 그늘이 역력했다.

미궁 탐색이 생각한 대로 순조롭지 않은 것이다.

 

<-파티 이름은 영화 바스터즈를 참고한 건가?

 

"제기랄"

 

혀를 차면서 중전사가 욕을 했다.

 

"이런 곳에서 꾸물거릴 여유는 없는데. 저런 조무래기에게 마법을 몇 발이나 쏘다니"

 

방금 마물과의 전투에서 파티에서 최대 전력을 자랑하는 마술사가  공격 마법을 사용했다.

마법은 강력하지만 마력을 크게 소모한다. 회복하려면 마나 포션을 마시거나 휴식밖에 방법이 없다. 그리고 마나 포션은 다른 포션과 비교해 자릿수가 바뀔 만큼 가격이 비싸고, 구할 수 있는 가게도 적은 탓에 중급 모험자인 그들에게도 손에 넣기 어려운 것이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색이 어두운 로브를 입은 마술사가 눈을 치켜 뜨며 반론했다.

 

"전열에서 마물을 못 막았으니까 어쩔 수 없이 쓸 수밖에 없었잖아. 책임전가는 그만 했으면 좋겠군. 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모멸감이 드는 말을 내뱉었다.

 

"이런 치즈 같은 놈이"

 

그것은 '구멍투성이의 벽'을 의미하는 은어이자, 후열을 지키는 방패인 중전사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뭐야, 이 자식이. 해보자는 거냐!"

 

흥분한 중전사와 냉소를 띤 마술사.

나머지 동료는 경전사와 유격수였지만, 싸움의 중재를 하기는커녕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로 누워 있었다.

그들이 쉬고 있는 곳은 타이로스 미궁 지하 20층. 광대한 계층의 한 귀퉁이로 가까스로 도망친 안전지대였다.

마물들은 물을 싫어해 모험자들에게 있어 오아시스가 있는 공간은 절호의 야영지다. 반짝이끼도 풍부하고 땅 속에 깊은 곳임에도 마치 대낮처럼 밝다.

"큰 소리를 내면 위험합니다"

 

일촉즉발의 공기를 깨뜨린 것은 조용히 다가오는 발소리와 어쩐지 느긋한 목소리였다.

 

"물가라고는 하지만 마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네 사람의 모험자는 반사적으로 경계했지만, 가죽으로 만든 긴 코트를 입고 거대한 등짐을 짊어진 청년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바로 경계심을 풀었다.

나이는 스무 살을 조금 넘긴 정도로 보였다. 다갈색 머리카락을 목 뒤로 묶어서 늘어뜨렸다. 멀쑥한 장신이며, 셰르파(안내인)의 중요한 자질인 근력과 지구력을 겸비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인물의 특징을 이렇게 서술로 처리하는 방식이 좀 낡은 표현 양식이죠. 인물의 외형이 스토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 하에 인물들의 대화나 상황 묘사로 푸는 방식이 더 나은 듯.

 

좋지 못한 순간에 등장이었다. 중전사의 분노는 곧바로 안내인 로우에게 향했다.

 

"좀 전부터 안 보인다 했더니, 어딜 돌아다니다 온 거냐, 이 망할 셰르파!"

 

두 손으로 감싸 안은 바구니를 보며 로우는 깨끗하게 자백했다.

 

"이 근처에는 약초가 자라는 곳이 있어요. 강력한 각성제의 원료입니다"

 

"각성제? 그런 게 팔려?"

 

누워 있던 유격수가 물었다.

생글거리면서 로우는 바구니 속에서 주황색 약을 집어 들었다.

 

"네에. 이 정도면 은화 한 닢입니다"

 

식사 제공 숙소에 하룻밤 머물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다.

자신들이 고용한 셰르파가 일하다 말고 용돈 벌이를 한다는 사실에 "사나운 녀석들"의 리더인 중전사는 표정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마력을 다한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마물들에게 반쯤 포위되어 하마터면 전멸할 뻔한 것을 셰르파인 청년의 지시와 길안내로 살아남은 직후다. 불평을 쏟아내기가 망설여졌는지, 분하다는 듯이 끙끙거릴 뿐이다.

대신 발언한 것은 공격력과 속도 중시의 경전사였다.

 

"약초가 있는곳을 가르쳐 주는 것도 셰르파가 할 일이잖아?"

 

"그런 안내 형태도 있습니다만, 여러분은 지하 30층까지의 최단 경로와 오아시스만 안내하는 계약하셨습니다. 일단 미궁을 나갈 때까지 변경할 수가 없거든요?"

 

사나운 녀석들의 멤버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가장 싼 안내를 선택한 것은 파티 전체의 뜻이었다.

로우는 등짐 주머니에 약초를 넣더니, 몇 가지 작은 약병을 꺼내 바닥에 늘어놓았다.

빨강, 노랑, 녹색, 파랑이라는 다채로운 구성이다.

다양한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약인 포션이었다.

로우는 순서대로 효능을 설명했다.

상처를 치료하는 힐 포션, 피로를 제거하는 큐어 포션, 정신을 고양시키는 마인트 포션, 그리고 마력이 회복되는 마나 포션.

 

"방금 싸움에서 여러분은 상당히 소모하셨을 겁니다. 지금 상태로는 불안하실 듯해서요"

 

회복 계열 마법이 없는 파티에서는 포션이 그야말로 생명선이다. "사나운 녀석들"의 전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로우 곁으로 모였다.

 

"물론, 공짜라는 뜻은 아니겠군?"

 

마나 포션을 보면서 마술사가 확인한다.

로우는 긍정하고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이것이 가격표입니다. 단위는 은화입니다"

 

칸이 쳐진 표였다. 가격은 일정하지 않고 각 층이 깊어질수록 포션의 가격이 높아지는 식이었다.

중전사가 소리쳤다.

 

"장난해. 순 바가지아냐!"

 

지하 20층에서는 지상의 가격에 약 2배. 은화 10개인 마나 포션 역시 금화 1개가 되었다.

 

"어떤 상점이라도 원재료인 약초의 수확량에 따라서 포션의 가격이 달라집니다. 재작년에는 큐어 포션의 원료가 부족해 가격이 세배 이상 뛰었습니다. 즉, 수요가 일정해도, 때와 장소에 따른 공급량으로 시장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죠"

 

포션이 없으면 미궁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고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 준비를 하는 것은 시간과 돈이 더 많이 든다.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악의 없는 웃는 얼굴에 독기가 빠졌진 것인지 중전사가 '쳇'이라면 고개를 돌렸다.

결국 불만과 불평을 하면서도 "사나운 녀석"은 로우에게 바가지 가격의 포션을 몇 개 구입하고 미궁 담색을 이어갔다.

최종적으로 도달한 기록은 지하 25층.

목표로 했던 지하 30층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셰르파를 포함해 전원이 사지 멀쩡하게 귀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물이 떨어뜨린 전리품을 돈으로 바꾸고 경비를 제외한 결과, 전원에게 금화 1개 정도의 이익이 돌아갔다.

돈을 낭비하는 모험자들에게는 맥 빠지는 금액. 일주일이면 다 써버리고 말 것이다. 그 뒤에는 타이로스 미궁에 재도전을 할지, 다른 미궁을 목표로 떠날지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어진다.

참고로 셰르파의 보수와 바가지 포션 등의 매출로 로우의 이익은 금화 1개와 은화 2개.

이쪽은 괜찮은 벌이였다.

 

"너 같은 걸, 두 번 다시 고용하나 봐라!"

 

헤어지면서 중전사가 내뱉은 대사를 로우는 담담하게 흘려보냈다.

 

"미궁길잡이 셰르파를 다시 이용해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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