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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천재라도 실패한다
작가 지망생으로 소설을 써서 발표하는 사람은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강하지만, 섬세하고 쉽게 상처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받고 싶다, 베스트셀러가 되면 좋겠다! 이런 마음 있으면서도, 막상 혹평을 받으면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한 것처럼 상처받고, 좌절하거나 화가 나서 자포자기한 심정이 됩니다. 그로 인해 때로는 슬럼프에 빠지기도 합니다.
제 소설을 평가해 주세요! 하며 의뢰하고 솔직하게 평가를 받으면 크게 낙담합니다.
소설 투고 사이트에서는 비평한 사람에게 화를 내며 반론하다가, 결국 비방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 온 힘을 다한 작품일수록 부정당할 때의 반동이 크고, 카운터펀치를 제대로 얻어맞은 복서처럼 링에 쓰러져서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됩니다. 다시 일어서려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로프를 붙들고 간신히 몸을 일으킨 상태입니다.
-그로기 상태라고 하죠.
레퍼리(심판)가 9초까지 세어 야만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번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작품에 대한 혹평 = 인격 부정'은 착각입니다.
작품의 결점을 지적하는 행위는 인격을 공격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며, 그저 나는 이런 느낌을 받았다는 지적일 뿐입니다.물론 성장할 계기를 제공받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소설가에게 있어 작품이란 자신의 일부이며, 분신이므로 인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작품과 나 자신은 전혀 다른 존재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억지로라도 납득해야 합니다.
그러면 혹평을 받았을 때의 대미지를 약해지고, 성장의 발판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천재라고 알려진 사람도 항상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성투사 성야(聖闘士星矢)'와 '링에 걸어라(リングにかけろ)'로 유명한 만화계의 거장인 쿠루마다 마사미(車田正美) 작가가 10년의 구상을 거쳐서 집필한 만화입니다. 소념 점프에서 쿠루마다 작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만화가에게는 '나는 이걸 그리려고 만화가가 된 거야!' 하는 작품이 있다.
데뷔 이후 10년이 지나서 겨우 어린 시절부터 그리고 싶었던 작품을 손에 넣었다는 기쁨이 가득하다.
타올라라 나의 오른팔아! 그리고 모든 시련을 뛰어넘어 마음껏 날아라 나의 '오토코자카(男坂)!!
-男坂, 사전에도 나오는 말인데, 절이나 신사에 이르는 길이 두 갈래라고 할 때, 더 힘든 길을 뜻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열정을 담아 집필한 만화는 점프 독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겨우 12화 만에 연재를 중단했습니다. 천재가 아무리 온 힘을 다해도 실패하고 좌절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만든 '야심작'이 실패로 끝나는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끙끙 앓지 맙시다.
자포자기기 되어 주변에 시비를 걸거나 노력하지 않으면, 그만큼 목표에서 멀어질 뿐입니다. 사실 '오토코자카' 다음에 쿠루마다 작가가 그린 것이 대히트작인 '성투사 성야'입니다. 실패의 경험을 살려, 처음부터 독자의 반응을 생각하고 집필했다고 합니다. 한번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인기를 얻을 수 있는지 교훈으로 삼았던 쿠루마다 작가의 강인한 정신력 또한 본받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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