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번역 작업 일지

2022년 12월 29일

by blacksnowbox 2022. 12. 30.

“부재 중일 때 침입한 빈집털이가 때마침 귀가한 피해자의 입을 막으려고 습격했을 수도 있겠지.”
“이곳에 빈집털이, 말인가요?”


유이호가 노르스름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타카하시 호나미의 주거는 30년 된 저렴한 아파트였다.
유이호의 방과 비교하면 벽, 기둥, 바닥의 여기저기에 상처투성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확실히 오래된 건물이었다. 방금 들여다본 화장실도, 세면대와 욕조에 변색된 곳이 눈에 띄었다.
건물 주위도, 계단과 통로의 손잡이는 온통 녹이 슬어 있었다. 당연히 방범 카메라도 없다. 솔직히 말해서 여대생이 원해서 살고 싶어 하는 장소는 아니었다. 집세가 저렴하다는 이유로만 선택했을 것이다.
아파트 주인에 따르면 총 10개의 방이 대부분 빈 방인 모양이다. 피해자를 제외한 주민은 103호실의 80세 가까운 남성뿐이다.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관은 증언다운 증언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게다가 집주인 아파트가 아니라 시가지에 가까운 단독주택에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재건축할 자금도 없어서, 이제 끝이라며 낙담했다고 들었다.


인근에 다른 주민이 거의 없고, 집주인도 항시 부재. 류지의 말대로 빈집털이가 침입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빈집털이가 이곳에 값나가는 물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창문에 불을 켜두었으면 사림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


류지는 서쪽 창문의 커튼을 잡아 올렸다.
아파트 부지를 구분하는 울타리 너머는 넓은 밭. 밭 뒤로는 우거진 숲. 민가와 고층빌딩은 보이지 않는다. 시가지에 가까운 지역이지만, 옆길로 들어서면 이런 농지가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이 있으면 뭐든 돈이 될 물건이 있지. 요즘은 가난뱅이 대학생이라도 스마트폰 정도는 가지고 있잖아. 내다 팔면 그런대로 돈이 되거든.
빈집털이에게 중요한 것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들키지 않고 들락거릴 수 있느냐 하는 점이야. 여기는 출입하는 주민도 적지. 몰래 숨어들기에는 안성맞춤이야.”


방금까지 의욕이 없었던 모습이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말투였다. 제대로 수사해볼 생각인 걸까.


무엇보다 주위에 주민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문 쪽, 주차장, 길, 수풀을 사이에 두고 마찬가지로 2층 높이의 깔끔한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거리적으로나 시각적으로도 사건 현장에서는 멀다. 연구학원도시의 숙명인지, 주민도 빈번하게 바뀐다. 목격 증언을 얻는 것은 힘들 듯했다.
하지만.

반응형

'번역 작업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01월 04일  (0) 2023.01.03
2023년 01월 03일  (0) 2023.01.03
2022년 12월 24일  (1) 2022.12.24
2022년 12월 23일  (0) 202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