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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정보/소설번역(미리보기)

주말모험자

by blacksnowbox 2020. 3. 6.

 

주말모험자

저자 루우센(るうせん) 일러스트 리린라(りりんら) 가격 1,320 円 (1,200円+消費税120円) 발매일 2017년 08월 10일 페이지 362쪽 출판사 KADOKAWA 레이블 カドカワBOOKS ISBN 978-4-04-072406-5 줄거리 박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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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지근한 술

"술이 미지근하고, 연하고, 맛도 없네"

밤도 깊어진 어느 술집에서 한 남자가 구석 자리에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수수한 회색 후드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자기 키만큼 긴 지팡이를 벽에 세워두고,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때우려고 주문한 싸구려 술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러나,

"맛없다, 한 잔 더 하자"

맛없다. 진짜 맛없다. 요즘은 시골에 아무리 싸구려 술집을 가더라도 이것보다 맛없는 술이 나오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맛없는 술은 찾는 것이 힘들 정도로 맛이 없었다.

시원하게 얼린 술잔에 가득 채운 맥주와 비교하는 것도 우스울 만큼, 이 에일(홉을 넣지 않은 영국산 맥주)은 맛이 없었다. 전혀 과장하지 않아도 자동판매기에서 파는 술이 몇십 배 맛있을 것이다. 좀 더 비싼 술을 주문한다면 또 다를 것이다. 다만 남자는 다른 술을 마실 생각이 없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맛없는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맛이 없다는 느낌 이상으로, 그립다는 감정이 몇 배는 컸기 때문이다.

점점 취기가 올라 한층 더 소란스러워진 주위의 손님과는 반대로 남자는 혼자서 홀짝홀짝 조용히 맛없는 술을 마셨다. 하지만 자신이 주문한 요리가 오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 술을 다시 주문했다. 주문한 요리는 닭고기에 소금을 쳐서, 살이 잘 익도록 직화로 오래 구운 꼬치구이라는 심플한 요리였다.
조미료가 귀해서인지 소금 말고는 어떤 양념도 하지 않았고 다 늙은 닭이라서 육질도 무척 질겼지만, 뚝뚝 떨어지는 육즙과 살짝 눌을 때까지 잘 구운 고기향은 낮 동안의 운동으로 배가 텅 빈 상태에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빨리 먹고 싶다는 본능을 거스르지 못하고 그대로 손으로 집어서 덥석 물었다. 역시 약간 질겨서 좀처럼 끊기지 않았지만, 풍미와 식감 덕분에 진짜 고기를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막 구워 아직 뜨거운 닭고기에 혀를 데지 않으려는 듯이 방금 주문한 미지근한 에일을 한 모금 들이키고 물어뜯는 것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옛 기억을 떠올렸다. 옛날, 아직 진짜 풋내기였을 시절에는 매일 필사적으로 일해서 돈을 모아서는 이런 싸구려 술과 안주를 먹는 것이 비할 데 없는 즐거움이자, 유일한 낙이였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그나마 마술의 재능이 없었다면 그대로 계속 그런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는 행복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행이란 것은 만약 그에게 마술의 재능의 없었더라면, 마술사가 되었을 때 보다도 훨씬 오래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후-, 잘 먹었습니다"

일본에 태어나서 이십 여년, 완전히 습관이 되어버린 말을 하고, 남자는 계산을 한 뒤에 더 시끄러워진 주점을 나왔다. 그리고 인적이 없는 뒷골목에서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오늘은 돌아가서 닭꼬치집에서 한 잔 더 해야지. 차가운 맥주와 소스맛 꼬치구이가 먹고 싶다"

그렇게 말한 다음 순간에는 그의 모습은 이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제1장 맛없는 밥

"환금 좀 부탁합니다."

"네. 사드 님이시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어두워질 무렵, 마을 외곽에 있는 모험자 길드는 아직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미궁에 들어가 손에 넣은 귀중한 광석과 약초, 마물의 핵, 뿔, 손톱, 모피, 고기 등 다양한 소재를 돈으로 바꾸려고 찾는 모험자들, 그 소재를 감정하고 빨리 좋은 것을 손에 넣으려고 우렁찬 목소리로 경매를 하는 상업 길드 사람들도 있다.

모험자들은 소재를 팔아서 번 돈으로 오늘도 살아있다는 실감을 얻기 위해 길드 뒤에 붙어 있는 주점이나 매춘부들이 있는 홍등가로 향한다. 그런 모험자들도 피크를 지나, 점점 줄어들었을 무렵에 한 남자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얼굴과 전신을 후드가 달린 로브 같은 옷으로 가린 수상한 남자였다. 모험자 치고는 빈약하다고 할 수 있는 체격으로 보아 마술사로 보이는 남자는 지팡이만 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로의 길드 직원은 소재를 감정하는 방으로 안내했다.

"평소처럼 빨리 좀 봐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사냥감을 잡아오셨습니까?"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그렇게 말하고 사드라는 남자가 지팡이를 바닥에 세우듯이 두드리자 그곳을 중심으로 검은 그림자가 펼쳐지고, 그 속에서 다양한 생물의 사체와 광석이 차례로 나타났다. 방에 대기하고 있던 해체와 감정을 전문으로 하는 길드 직원들이 재빨리 마물 사체의 상태를 확인했고, 핵을 도려내서 크기를 비교하고 저울로 광석의 무개를 쟀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너무 심한 바가지가 아닌 이상 사소한 불평은 하지 않는 만큼 기다리는 시간도 짧고, 빨리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마물의 핵도 미세한 질과 크기 차이에 따라서 가격이 크게 달라져서, 돈으로 바꿀 때에는 모험자는 더 비싸게 팔려고, 상인은 더 싸게 사려고 가격 흥정을 하느라 시간이 길어지는 일도 흔하다.그런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귀찮은 흥정을 하지 않는 대신에 길드쪽에서도 고기나 약소의 질, 광석의 순도 등의 자잘한 일로 트집을 잡지 말라고 하는 서로의 신뢰 위에 성립된 암묵의 룰이었다. 따라서 불과 십여분 만에 감정 작업은 끝나고 언제나처럼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금액을 지불했다.

<-이세계인이 현대의 지구에 태어나서 주말에만 이세계로 돌아가 추억에 젖는다는 설정말고는 특출난 점은 없어요. 조금 다르게 보면 주말에 게임을 즐기는 것과 비슷하죠. 각종 이세계물이 한중일을 막론하고 쏟아져 나오는 시기라 다 고만고만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네요. 조금 짤 뽑힌 플롯이나 구성이 나오면 이후에 비슷한 아류작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패턴도 동일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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