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번역 작업 일지

2017년 06월 18일

by blacksnowbox 2017. 6. 19.
그는 목적지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따라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소년에게 설명하고, 소년은 그대로 믿었다. 언제 건설자 무리가 다시 만들어버릴지 모르는 구조물의 형상이나 색, 발광체, 때로는 불규칙하게 전달되는 어떤 신호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소년이 한때 속해있던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빈번하게 행방불명되거나 시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않고 생존했고, 소년은 여러 번 그 사실과 그의 존재에 대한 신뢰와 경외심을 드러냈다.
그는 그런 감정과는 거의 인연이 없었지만 이 호리호리한 소년의 몸에 내재된 형질에 관해서는 소년이 품은 그를 향한 경외심과도 비견될만한 무언가를 갖고 있었다. 그 유전자가 소년이 고독하고 위험천만한 시기를 살아갈 수 있는 특질을 부여했고, 결국 그와 만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길잡이가 되었다.
소년은 자신의 망막에 표시되는 기호의 의미를 선천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기호의 절반은 주위 환경에 있는 위험을 알리는 경고이자, 나머지 절반은 소년 자신의 바이탈과 그것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식료나 의복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소년은 누구에게 배운 적도 없지만 도시 전체에 뻗어있는 크고 작은 다양한 배관 속을 흐르는 기체나 액체, 젤 상태인 물질 중에 어떤 것이 유해한지, 어떤 것이 화학 작용으로 영양원이 되는지를 알고 있었아. 건설자가 대충 만든 시설을 어떻게 조작하면 의복이나 도구를 만들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반응형

'번역 작업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06월 22일  (0) 2017.06.22
2017년 06월 19일  (0) 2017.06.19
2017년 06월 16일  (0) 2017.06.17
2017년 06월 15일  (0) 201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