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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46

2020년 7월 18일 "단톤 씨" 파라가 식사를 끝내고, 잠잘 준비를 하던 단톤에게 말을 걸었다. "왜? 보초 순서라면 방금 정한 대로 내가 먼저, 넌 뒤야' "아, 그건 알아요. 괜찮습니다, 네" 파라는 뼈 골렘에게 벽 옆에 대기하면서 망을 보도록 명령을 내리고, 길을 다시 돌아본다. "방금 상처, 괜찮으십니까? "음? 아아, 그냥 긁힌 정도야. 피도 멎었고" "일단 보여주세요" 그렇게 말한 룬포크 소녀는 거의 강제로 길의 팔을 잡았다. 상처를 확인하자마자, 재빨리 소독을 하고 약초를 곱게 으깨서 상처에 붙이고는 붕대를 감았다. 이전 동료에게 맡겼던 역할이지만, 어쩌면 맥반보다 능숙할지도 모른다. "고마워" "아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제 실수로 괜한 상처를 입으셨으니까요!" "...... 하긴 그런가" "네, 네에...... 2020. 7. 18.
2020년 07월 16일 미궁 최심부 부근처럼 보이는 통로에서 길은 크게 탄식했다. 파라가 무심코 길보다 한 걸음 앞서 통로에 들어선 결과, 함정 스위치를 밟았고 두 사람에게 무수한 화살이 쏟아졌다. 파라는 거의 온몸으로 받아냈지만, 단단한 갑옷을 관통하지 못했고 고슴도치 같은 모습이 되었음에도 상처는 없다. 한편 길은 어쩌다 피하지 못한 한 발의 화살이 팔을 스쳐 피가 흘렀다. "저기, 상처 치료를......" "일단 기다려" 벽 속에서 설치된 크로스보우가 끼릭끼릭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마도 기계 장치가 자동으로 장전하고, 다시 함정을 밟은 자를 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꾸물거리면 다시 화살이 쏟아진다. 그리고 드디어 도달한 최심부. "...... 마검도, 손에 넣었잖아" 그곳은 조금 넓은 방이었다. 더 이상 나아갈 통로도 .. 2020. 7. 16.
2020년 07월 15일 유적 탐색을 혼자서 하는 것은 자살 행위다. 사소한 문제로 오도 가도 못하는 일도 있고, 두 사람이면 간단한 일이라도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 의외로 많다. 그런 까닥에 모험자는 파티를 맺고 사체회수꾼이라도 최소한의 파티로 행동한다. 발견한 사체를 옮기는 것도 혼자라면 실직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또한 호흡이 맞는 콤비이기에 파티로서도 성립한다. 무슨 일이든 처음은 있으마, 아무튼 길을 불안했다. 이번에는 그 불안을 최소한 억제하려고 조난된 초급 모험자 구출을 맡았지만...... 도무지 평소 같지 않다. "놓친 숨겨진 문이 제법 많은데. 구출 대상은 대담한 성격에 사소한 일에 신경쓰지 않는 타입인가 보군" 길은 통로 벽에 숨겨진 문을 찾고 슬며시 안을 들어다 보았다. 랜튼 불빛을 드리우자 나.. 2020. 7. 15.
2020년 07월 14일 사체라고 전부 가지고 돌아가는 건 아니야, 라며 길은 미궁의 벽에 몸을 기대고 불씨통의 심지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단톤 씨 덕분에 살았습니다. 아아, 또 죽는 줄 뻔했어요" "...... 웃기지도 않은 농담이군" "아, 아하하......" 룬포크 소녀는 담배를 피우는 길에게 난처한 듯 웃어 보였다. 겉모습은 십 대 중반 가량인 검은 머리 소녀. 고르게 자른 앞머리를 카츄샤로 고정하고, 긴 머리카락은 싸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뒤로 묶었다. 은빛 머리카락 탓에 더 늙어 보이는 길과 나란히 서면 마치 부녀지간 같았다. 하지만 룬포크의 연령은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다. 태어나자마자 노신사의 모습일 때도 있고, 어린 소녀 모습의 15살짜리도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겉모습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녀의.. 2020. 7. 14.
2020년 02월 22일 살기 위해 검을 잡고, 검에 목숨을 바친 남자. 그것이 올바르게 나를 나타내는 말이다. 언제나 검을 쥐고 있었던 감각이 남아 있다. 손을 들면 검을 휘두르고 싶어 진다. 욕구가 살며시 끓어오른다. 그만큼 나의 인생은 검과 함께였다. 하지만 이번 생의 나는 검을 휘두르지 않는다. 휘두르지 않았다. 내가 검을 쥐었던 이유는 검을 휘두르지 않으면 내가 죽기 때문이다. 검을 잡지 않으며 살 수 없는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잡아먹지 않으면 내가 먹히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 따윈 거의 남아 있지 않다. "...... 하하, 아하하하하하하" 항상 웃었다. 어떤 때라도 한결같이 바보처럼 웃었다. 담담하게 웃었다. 설령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도. 그것이 내가 스승에게 받은 가르침의 하나. 너는 표정으로 바로.. 2020. 2. 22.
2019년 12월 01일 찬드라의 이미에 따끔한 열이 지나갔다. 그녀는 병사들을 피해 나아가지도 못하고, 완전히 도망칠 수도 없었다."난, 한 번 더 벌점을 받으면 끝이야" 찬드라는 병사의 반짝이는 칼날에서 그의 눈동자로 시선을 옮기면서 다시 말했다. "보내주면 안 될까?"그들 중에 하나가 다른 병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탐지기를 꺼내."찬드라는 자신을 잡으려는 병사들에게서 도망치려고 체중을 옮겨, 옆으로 재빠르게 찌르기를 하고, 다른 병사의 배에 팔꿈치를 먹였다. 그녀는 반동과 함께 주먹을 처음에 말을 한 병사의 쇄골을 세차게 내리쳤다. 이것은 아마 좋지 않은 생각, 그녀는 모든 동작을 끝낸 직후에 생각했다. 주먹의 이치.병사들은 움직이는 함정처럼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찬드라는 등 뒤로 손을 붙잡혀, 바닥을 내려다보는.. 2019. 12. 1.
2019년 11월 30일 왕래하는 인파로 길은 몹시 혼잡했다. 그녀는 결심을 굳히고 운하를 향해 직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앙에서 두 개로 갈라진 다리가 금속음과 함께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운하를 연결했다. 찬드라는 그것이 완전하게 연결되기 전에 빈틈을 뛰어넘었다. 그녀는 계단형 좌석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원형광장, 아카라의 문을 비스듬히 가로질러 포장도로를 회전하는 톱니바퀴를 뛰어넘고, 중앙의 연단과 말을 빠르게 내뱉는 영기학자 패거리를 피했다. 그녀가 다시 평범한 길이 아닌 길모퉁이를 두 번 돌자, 위대한 발명가들의 선명한 모자이크 타일이 가득 채운 구운 점토 벽 앞에 멈춰 섰다. 벽 표면은 높고 매끄러웠지만, 그녀는 어느 발명가의 우묵한 코에 구두 끝을 밀어 넣고 기어올랐다가, 선명한 줄무늬가 그려진 골목길로 뛰어내렸다. 그리.. 2019. 11. 30.
2019년 11월 29일 찬드라는 마치 왕의 흉내를 내듯이 턱을 쓱 내밀었다. "내가 돌아왔을 때는 대비해서 메달과 트로피를 준비해 두세요, 아셨죠!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무법자 되더라도 모두를 잊지 않도록 애쓸 테니까.""우리는 '무명 교활 비이클'이라고 부르고 싶구나" 하고 아버지가 말했다. "하지만 찬드라, 이 일은 신뢰가 목숨이야. 영사는 순찰을 강화했어. 모두 무리가 제공하는 걸 필요로 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들을 성가신 일로 끌어들이면 모두 우리 운동을 모른 채 하겠지. 엄마도 나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게 노력 중이란다."찬드라는 깡통을 가방에 넣고 등에 짊어지었다. "그리고 오늘은 주조소 옆에 사는 노부인을 믿는다는 말씀이죠.""그래, 파실리 부인이다." 아빠가 말했다."항상 네게 상냥한 그 사람" .. 2019. 11. 29.
2019년 11월 28일 "찬드라! 안전한 곳에 있으라고 했었지? 내가 뭣 때문에 그걸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게냐." "이거 좋은 사다리잖아요' 찬드라는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아, 정말 좋아하는 우리 아빠. 나는 이제 갈 수 있어요. 갈 수 있는 거 아셨어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지금 바로요." 아버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에게 인내라는 장점을 가르칠 생각은 없단다. 하지만 네가 말할 상대는 내가 아니야. 기다리는 것은 네 엄마다." 찬드라의 엄마가 둔탁한 발소리를 내며 나선 계단을 내려왔다. 무거운 장갑을 끼고 허리에는 자수가 들어간 숄을 감고 있었다. 엄마는 생일을 축하하는 과자와 금속 깡통 하나를 들고 왔다. "개인 배달 취임 축하해! 아아, 봐요 키란! 얘도 참, 가고 싶어서 못 견디겠나 봐.. 2019. 11. 28.
2019년 11월 27일 그녀는 다른 직업을 목표로 삼으려고 했다. 숙달된 예술가가 되리라 마음을 먹고, 방안 가득 부러진 붓과 찢겨나간 캔버스로 증명했다. 학업에 전념하려고 했으나, 주먹의 타박상과 교장에게 받은 편지와 함께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그녀는 톱니 장치와 영사가 관리하는 세계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설자리를 찾지 못한 채로 지냈다. 하지만 오늘은 진짜 직업을 얻은 것이다. 어쩌면 찬드라의 아버지처럼 대장장이도, 어머니처럼 독창적인 직공도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아한 기계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그 동력원 - 신비한 영기(아이테르, Aether)- 를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었다. 영기의 공급은 영사의 엄격한 통제를 받았지만, 그녀의 양친을 그것을 입수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항상 독창적인.. 2019. 11. 27.
2019년 11월 26일 11살인 찬드라 날라르는 쏟아져내리는 불꽃 속을 올라가고 있었다. 양친 중에 한쪽, 혹은 두 사람 모두 지금 그녀가 오르는 수직 통로 위에서 작업을 중이었다. 불꽃의 파편이 붉은 머리카락에 튀자 찬드라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녀는 두 손을 사용해 터널의 벽에 붙어 있는 그물 모양의 발판을 타고 올라갔다. 오늘이 마침내 왔다. 그녀의 양친은 발명가이며, 그들의 양친 또한 발명가이며, 찬드라 가문의 선조 역시 그러했다. 오늘은 그녀가 늘 기다려온 운명을 드디어 손에 넣는 날이었다. 통 운반수가 되는 날이었다. 발명은 결코 그녀의 특기가 아니었다. 장치의 진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세계는 경이로운 발명품과 똑딱이는 소리를 내는 톱니바퀴로 움직이는 인공생명으로 가득했다. 다만 어쩐 영문인지.. 2019. 11. 26.
2019년 11월 19일 문득 떠오른 생각에 스구루는 역 앞의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창가 진열장으로 가서 표지를 이쪽으로 드러내고 늘어선 잡지를 둘러보았다. 목적이었던 이번 달 '트와일라이트'를 바로 찾을 수 있었다.자주색 오중탑과 오망성을 조합한 일러스트 표지에 , , , 이라는 문장이 흩어져 있었다."이쪽이었어!"거리의 소문을 검증하는 그쪽 관련이라는 표현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다. 반가운 도시 전설, 빨간마스크에 관한 리포트도 게재되어 있었다. 즉, 트와일라이트는 수수께끼나 신비, 괴담과 불가사의를 집중 조명하는 엔터테인먼트 계열 오컬트 잡지였던 것이다.스구루는 긴 앞머리를 마구 움켜쥐고, 조용히 신음했다. 솔직히 이쪽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만큼, 완전히 속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하지만 소개해준 선배도 설명이 .. 2019.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