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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법 제1연구소/05.소설의 테마란?

04.권선징악의 메리트와 디메리트

by blacksnowbox 2017. 6. 27.


 이 포스팅은 '라이트노벨 작법연구소(www.raitonoveru.jp)' 운영자의 허락을 얻어 직접 번역했습니다. 모든 내용의 저작권 또한 '라이트노벨 작법연구소'에 있음을 알립니다. 임의 수정이나 상업적 이용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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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권선징악의 메리트와 디메리트


단순한 선악의 이분법을 기반으로 한 악이 선에게 구축되는 권선징악 스토리도 인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극이나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권선징악 스토리가 메인입니다.
미토코몬(水戸黄門) - 뭐라고 해야 되나 조선시대로 치면 암행어사 같은 느낌일까요...- 이 좋은 예입니다.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서민을 괴롭히는 탐관을 정의의 수호자인 코몬님의 처벌을 받고 한 건 해결이라는 완전히 같은 패턴의 드라마가 1969년 8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권선징악의 뛰어난 점은 반드시 선이 이긴다는 패턴이 정해져 있어 안심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악역이 형편없이 당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악이 선에게 구축되는 것은 누구나 마음속으로 원하기 때문에 강렬한 쾌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온갖 악행을 저지르더니 꼴좋다! 바로 이런 심리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탐관에게 병약한 딸이 있고, 치료비를 벌기 위해서 악행을 저질렀다』와 같은 악역에게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코몬님이 어떤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미토 번의 평판을 높이기 위해 서민을 돕는다는 식의 요소도 묘사하지 않습니다.
악역은 완전한 악이고, 선은 절대적인 선으로만 표현됩니다.

권선징악은 무엇이 올바른가? 와 같은 물음 없이, 선은 이기고 악은 단죄 받는 단순한 구조이므로 생각할 필요 없이 즐기기 적합한 장르입니다.
TV나 영화는 식사를 하면서 편하게 누워서 영상을 봐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수동적인 미디어와 권선징악의 궁합이 좋습니다.

반대로 소설은 독자가 문자를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작품 세계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능동적인 장르입니다.
답이 없는 물음 등 독자가 생각하도록 하는데 적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소설이 거의 없습니다.

권선징악의 디메리트는 작품의 완성도가 아무리 높아도 유치한 이야기가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전대 히어로처럼 어린이용 프로그램도 많아서 애들이나 본다는 인상을 풍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극처럼 권선징악이 정해져 있는 장르라면 시청자도 이 점을 이해한 상태로 선이 이기는 카타르시스(쾌감)를 기대하면서 보는 만큼 문제없습니다.
그러나 소설은 묘미 중 한 가지인 답이 없는 물음, 주제성을 맛보는 것이므로 단순한 구조는 유치하다는 인식할 때가 많습니다.

라이트노벨은 사극이나 할리우드 영화처럼 재미에 치중된 권선징악을 문학적인 테마로 녹여내기도 합니다.

- 문학적인 주제를 장르 소설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하이브리드 문학(경계 문학)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겠네요-

다만, 무조건 알기 쉬워야 하는 라이트노벨에서의 테마는 감동적인 전개를 만들기 위한 장치로만 활용하고 마지막은 권선징악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나쁜 녀석을 해치우고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이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이야기 말입니다. 영화 데빌맨처럼 주인공이 처절하게 불행해진 것도 모자라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답이 없는 선악의 갈등처럼 무거운 이야기는 라이트노벨의 최대 장점인 편안함, 즐거움을 깨뜨리기 쉬운 탓에 무거운 테마를 그린 작품은 거의 히트작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라이트노벨에 있어서는 권선징악이 기본이자 테마는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요소 중 한 가지라고 인식하면 좋겠네요.


라이트노벨이라고 하면 무조건 일본 남자 청소년 전용 소설 같은 느낌이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의 역사가 깊습니다(오로지 제 개인적인 생각). 구운몽, 홍길동전, 허생전...이 내용을 보면 라이트노벨이 맞거든요. 홍길동 스토리가 억압된 사회에 불행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평범한 사람보다 비범한 능력을 갖추고(먼치킨 같은 느낌도 좀 있긴 하네요), 절대악으로 묘사되는 기존 지배층에 저항하다가 스스로 새로운 나라(율도국)를 건설하기 위해 떠난다. 홍길동의 나이나 신묘한 능력을 보면 딱 라이트노벨 주인공들과도 비슷한 요소가 많고, 물론 로맨스나 할렘적인 요소는 없지만 시대의 부조리처럼 문학적인 요소도 잘 녹였죠. 끝은 열린 결말의 해피엔딩. 

허생전만 하더라도 글만 읽던 서생이 먼치킨처럼 재산을 불려나가면서 매점매석을 실랄하게 풍자한 것...


제가 보는 라이트노벨은 이 장르를 소비하는 주체들이 느끼는 현실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이세계나 먼치킨 내용이 인기를 끄는 것이 단순히 재미만 있어서라기 보다는 성장기를 지나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억압된 욕구를 이런 식으로 해소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은 고전 문학이라고 일컫는 소설들도 각 요소를 뜯어보면 지금의 인터넷 연재 소설들과 많은 유사한 점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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