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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문장

001 왜 글만 쓰면 이상해지나?

by blacksnowbox 2022. 6. 5.

최근 웹소설을 읽으면서 왜 멀쩡한 사람들이 글만 쓰면 이상해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연재라는 환경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거름망을 거치지 않고 무작정 쏟아내는 상태인 듯하다.

 

라면을 먹으면서 영양성분을 따지지 않듯이, 웹소설을 읽으면서 문장에 이 부분은 맞니, 틀리니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짓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되던 비만 문제가 사회적인 부작용을 낳듯이, 한 개인이 쓴 글이 모여서 심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굳이 카오스 이론이 어쩌지 하는 말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사소한 문제를 사소하게 취급한다면 끝없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

 

웹소설의 문장에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겠지만, 내가 본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심코 쓰는 단어들이 많다.

그러면 왜 익히 알고 있는 단어를 엉뚱하게 쓰게 될까?

답을 찾으려고 인간의 소통과 관련된 이론을 찾아보다가 메라비언의 법칙을 특히 눈여겨보았다.

메라비언의 법칙

인간의 의사소통에 은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으로 나뉘는데, 비언어적 소통이 93%를 차지하며,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받는 이미지는 시각(표정·태도)이 55%, 청각(음성)이 38%, 언어가 7%를 차지한다. 또 표현 수단으로써 언어 대비 비언어의 비율은 65 대 35에 이른다.

 

즉, 일상생활에서 듣고 말하는 말의 정확한 의미보다는 다른 감각 기관으로 얻은 정보에 의존한다. 따라서 모든 감각을 차단하고 오로지 글로만 전달할 때는 내가 아는 단어가 정말 그 뜻인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왜곡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일본어 번역을 하다 보면 일한사전과 일일사전 사이의 오차를 간혹 발견하게 된다. 기존에 쓰이던 의미에 새로운 의미가 추가되는 일이 빈번한 일본어의 특성상 일한사전만 의지하면 오역을 할 수밖에 없다. 번역 작업에는 일한사전/일일사전만큼이나 국어사전이 쓰임이 크다. 바른 의미를 찾기도 하지만, 용법과 예문을 꼼꼼하게 살핀다. 우리나라 소설 속의 예문을 보여주는 네이버 국어사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요즘은 듣기 힘든 말이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꼭 번역이 아니라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일 것이다. 웹소설이라도 이미 글을 쓴다면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국어사전을 자주 찾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장 필요한 단어를 입력하고 검색해 보자. 의미뿐 아니라 유의어와 반대어, 예문까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쓰고자 하는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면 마구잡이식 문장은 당연히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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