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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노트(번역)/새로운 판타지 교과서

제9회 왕위쟁탈, 정략결혼, 휘황찬란한 궁중 판타지

by blacksnowbox 2020. 2. 8.

레이와(令和, 일본 연호)를 맞이하며 TV와 인터넷에서 퇴위와 즉위에 관련된 다양한 의식을 중계하고 있는데, 판타지 팬이라면 '신기승계의 의식(剣璽等承継の儀, 삼종의 신기인 거울, 검과 옥을 승계하는 의식)'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의식에 자극을 받지는 않으셨나요?

그런 연유로 이번 테마는 '궁정/왕족/계승'이다. 궁정음모극과 귀종유리담, 후궁 이야기 다양한 유형을 살펴보자.

|| 왕이 되는 것은 누구?

남성 중심의 이야기인지, 여성 중심의 이야기인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의 왕가는 보통 왕의 핏줄이 후계자가 된다. 그러나 신이나 하늘의 의지가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 세계 라면, 왕은 혈통이 아니라 천명으로 정해지기도 한다. 유성이 왕의 탄생을 알리거나 계시나 점술, 예언서 등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오노 후유미(小野不由美)의 '십이국기(十二国記)'에서는 신수인 기린이 국가와 국민의 바람대로 국왕을 선택하고, 아서왕 전설에서는 소년이 바위에 꽂힌 검을 뽑으면서 브리튼의 왕으로 인정받는다. '가장 아름다운 것을 왕으로 삼는다' 하고 신이 말하는 것은 아무래도 동화 같은 느낌이지만, 어떤 기능과 시험, 시합으로 왕을 선택한다. 오가키치카(おがきちか)의 'Landreaall'에서는 원탁이나 로마 교황을 결정하는 콘클라베처럼 현자 회의와 선거로 왕을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싸움으로 쟁취할 수 있다. 타카노 와타루(高野和)의 '칠공주 이야기(七姫物語)'에서는 국가를 형성하는 7개의 도시가 각각 선왕의 혼외자를 칭하는 '공주'를 옹립하고 권력 투쟁을 벌이는 전말을 공주의 시점에서 서술한다.

편의상 '왕'이라는 말을 쓰지만 입장이나 권력에 다양한 유형이 있다.

 

민족, 종족, 지역, 나라를 다스리는 우두머리, 여러 국가를 거느린 왕 중의 왕, 종교와 직종, 문화 조직의 우두머리나 상징 등도 충분히 왕이 될 수 있다. 왕은 무엇을 통치하는가, 혹은 하지 않는가. 왕이 되면 계승 받는 것(힘과 지식)은 있는가. 권력의 범위, 정치, 군사, 사법, 종교, 문화와 어떤 식으로 관련이 있는가.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를 넓혀나가면 독창성과 리얼리티가 있는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궁중음모극과 내란

왕위 계승과 정책을 둘러싼 왕족과 주변 인물들의 권모술수를 총동원한 궁중음모극과 내란은 실제 역사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설정의 일부는 역사를 모델로 하면 현실에 기반을 둔 묘사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조지 RR 마틴의 '불과 얼음의 노래'는 영국의 장미 전쟁이 모델이며, 배신과 암살, 부정과 정략결혼 등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궁중음모극의 쇼케이스 같은 작품이다. 등장인물을 아까워하지 않고 마구 죽이고, 주인공인 아이들을 사정없이 불행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처절한 내란에, 바다 너머에는 복수를 맹세하고 떠도는 왕녀와 용이 있고, 또한 북쪽에는 이형의 종족의 침입이라는 판타지다운 요소도 담겨있다.

또한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의 '알스란 전기'는 역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형과 문화, 풍속은 페르시아 주변을 그대로 사용했다.

|| 사랑과 음모가 소용돌이치는 후궁과 정략결혼

음모극을 좁은 공간으로 제한한 것이 후궁 이야기다. 후궁은 기독교의 가치관에서는 용납되지 않으므로, 무대는 아시아 같은 이세계인 작품이 많고, 계승은 남성 인물 위주다. 자신이 낳은 사내아이가 왕이 되는 것을 꿈꾸는 여자들의 투쟁에는 외조부의 지위를 노리는 귀족과 후궁에 출입할 수 있는 남자인 환관이 얽혀있다.

 

중화 로맨스가 유행했을 무렵부터 후궁과 궁녀 이야기가 있었지만, 유키노 사이(雪乃紗衣)의 '채운국 이야기(彩雲国物語)'와 TV 드라마인 '대장금'이 인기를 얻고, 잔잔한 로맨스와 암투를 벌이는 여자들의 싸움은 물론, 재주를 가진 궁녀가 정치를 움직이거나 국왕이나 문관과 맺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도 늘었다.

 

최근에는 군인 출신 왕비가 히로인인 유키무라 카나(雪村花菜)의 '홍하 후궁 이야기(紅霞後宮物語)나 '황제에게 외척이 없다'라는 법이 있어서 왕을 따라 죽어야 하는 명문 일족의 소년이 여장을 하고 후궁에 숨어 사는 후궁 서바이벌 소설인  시노하라 유키(篠原悠希)의 금화국 춘추(金椛国春秋) 시리즈, 주술을 사용해 후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오비(烏妃)라고 불리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라카와 코코(白川紺子)의 '후궁의 새(後宮の鳥) 등, 살짝 비튼 작품도 등장. 인기 장르인 만큼 연구가 필요하고, 대담한 아이디어로 여성의 투쟁과 고뇌를 표현해 보자.

 

여성향 레이블에서 정략결혼 이야기가 인기지만, 역시 인기 장르인 만큼 상당히 연구가 필요하다. 정략결혼이지만 사랑이 넘치거나 동생을 좋아하게 되었다, 제3부인이었다, 엄청 미움 받는다 정도로는 필력이 좀 있다고 해도 좀처럼 도토리 키재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국으로 시집갔지만 내정이 불안정하고 갑자기 남편이 죽어서 미망인이 되어 30페이지부터 국가 재건에 뛰어들어 개혁을 단행하는 빠른 전개와 스케일로 몰아치는 작품도 재미있다.

|| 영웅 문학의 원형 '귀종유리담'

왕족 테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귀종유리담이다. 그리스 비극인 '오이디푸스'와 일본 신화 '스사노오', '야마토 타케루' 등이 대표적인 귀종유리담은 영웅 문학의 원형이자, 지금도 많은 이야기에서 계승되고 있다. 주인공은 존귀한 존재로 태어났지만 불길한 예언, 쌍둥이, 부정을 의심받는 등, 다양한 이유로 친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고향에서 쫓겨나 떠돌게 된다.

 

그 후 각지를 떠돌며 모험을 거듭해, 시련을 이겨내고 명성을 얻는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애정은 채워지지 않는다.숙명과 고귀한 태생이 만드는 이야기와 보상받지 못하는 애절함은 어떤 시대에도 독자들을 불러들인다. 쿠리모토 카오루(栗本薫)의 '구인 사가(グイン・サーガ)', 우에하시 나오코(上橋菜穂子)의 '정령의 수호자(精霊の守り人)'처럼 수많은 작품이 귀종유리담의 요소를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작품을 창조했다. 다만 오랫동안 사용해온 테마인 만큼 배척받는 이유를 연구하고 우직하게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풀지 않는 등 이야기의 발단에는 연구가 필요하다.

 

| 원문 링크 : https://monokaki.ink/n/n7f4b2b06e352?magazine_key=meb1f80b04125 

 

王位争奪、政略結婚、絢爛華美な宮廷ファンタジー|三村 美衣|monokaki―小説の書き方、小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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