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은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는데, 결국 공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PC의 끝판완 격인 프랑스가 무료 18년을 공항에 방치했다고 하니, 역시는 역시라고 할지.
영화를 보신 분들은 기사를 봤을 때 전부 보셨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영화 내용
2004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은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아 공항에서 갇혀 지낼 수밖에 없는 비극적이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영화 속 주인공 빅토르 나보르스키는 조국이 갑작스러운 내전으로 사라지면서, 미국 공항에 갇혀 살아가는 삶을 다룹니다. 그의 고군분투는 공항을 배경으로 한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깊은 감동을 줍니다.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라는 이란 출신 난민이 주인공입니다.
왕정 반대 시위를 하다가 1977년에 추당되었고, 유엔에서 난민 지위를 얻어서 1988년에서 영국으로 가던 도중에 여권을 제시하지 못해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추방하려고 했는데, 무국적 상태로 보낼 곳이 없자 공항에 방치했습니다.
1988년부터 무료 18년 동안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생활했습니다.
공항 직원들이 음식이나 책 등을 제공했다고 기사에 내용이 있기는 하네요.
2006년에 병으로 쓰러졌을 때 자원봉사단체의 도움으로 파리 쉼터에 머물렀다가 최근에 공항으로 다시 옮겨 왔다고...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계속 있었다보니, 유일한 안식처라고 생각하셨나 보네요.
아기 때 배에 버려져서 평생 배 위에서 살다가 떠날 기회가 왔지만, 결국 배를 떠나지 못하는 내용의 영화가 생각나네요.
영화랑 현실은 역시 많은 면에서 다르네요.
영화 속 나보르스키는 따뜻한 인간관계 속에서 울고 웃으며 지냈지만, 나세리의 실생활은 훨씬 더 고통스럽지 않았을까 싶네요. 고립된 삶을 견디며, 간단한 생필품과 음식을 공항 내 상점에서 해결하며 연명하는 삶이 행복했을까요?
헐리우드 영화라서 상황을 너무 낭만적으로만 묘사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집으로 돌아가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거든요.
현실의 실존 인물인 나세리는 끝내 공항을 떠나지 못한 채 사망했다고 하니 씁쓸합니다.
그리고 실존 인물을 그것도 살아 있는 사람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아무런 이익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아예 무인도 같으면 사람 자체가 없으니까 외로움도 당연하게 여길 수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정해진 목적지로 향하는 공항에서 혼자 머물러 있었야 하는 상황 자체가 외로움을 느끼다 못해 사무치는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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