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스토리는 4개의 기둥이 굳건하다
여러분이 어떤 만화를 읽고 재미있다고 느꼈다고 칩시다.
도대체 무엇이 재미있었던 걸까요?
'주인공이 무척 매력이야.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 졌어', '읽은 뒤의 느낌이 엄청 좋았어. 기분이 개운해', '깜짝 놀랄 전개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신선한 만화였어' 등등......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반드시 공통되는 요인이 있습니다.
『테마』, 『개성』, 『캐릭터』, 『에피소드』이라는 4가지 요소가 명확하고, 각 요소가 저마다 매력적입니다.
각각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역주. 두 번째 개성이라고 표기한 부분은 일본어의 'キャッチ'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고민하다고 딱 맞는 표현이 없어서 임시로 번역했습니다. 캐치코피(catch+copy를 합쳐서 만든 일본식 영어입니다. 굳이 왜 만들었을까 싶기도 한데, 영어로는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가 맞겠죠. 혹시 캐치프레이즈 관련해서 일본쪽 자료가 필요하시다면 캐치코피로 검색하시면 찾기 쉽겠네요)처럼 그 작품만이 갖고 있는 특성(개성)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작품을 떠올렸을 때 바로 딱 하고 머릿속을 스치는 그것입니다.
만화의 핵이나 줄기이자, 골격 같은 것입니다.
작품 전체를 흐르는 음색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만화에 담고 싶은 마음과 메시지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우정'이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성장', '공포', '위로', '통쾌' 등의 간략한 단어로 표현됩니다.
테마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나 발상일 필요는 없고,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는 것이 많은 듯합니다. 물론 여러 개의 테마가 공존해도 좋습니다.
단, 일단 정한 테마는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두꺼운 줄기처럼 확실하게 지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뜨거운 우정'이었지만, 끝에는 '공포, 호러'가 되어버렸다 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테마가 명확하면 읽은 후의 느낌이 다릅니다.
이 만화는 다른 만화와 여기가 다르다, 여기가 죽인다! 하고 어필하는 포인트입니다. 광고 등에서 상품의 매력을 전달하는 짧은 문장(캐치코피)와 같습니다.
테마와 혼동하기 쉬운데, 테마는 고전적, 보편적인 것이어도 상관없지만, 개성은 명확하게 '신선함', '독창성',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1페이지에서 반드시 두 번 웃긴다! 신감각 인형옷 개그!'라든가, '어린아이인데 선생님? 학교 하극상 러브코미디' 등(예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재밌겠다! 하고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물론 기발하다고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기준을 설정하면, 결국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어중간한 만화가 되어버리기도 하니 주의합시다.
말할 필요도 없이 작품의 매력을 좌우하는 것은 캐릭터(등장인물)입니다. 어떤 모습인지? 성격은? 취미는? 입버릇은? 좋아하는 것은? 싫어하는 것은? 성장은? 등 비주얼과 특징을 떠올리면서 구체적으로 설정합니다. 프로 작가의 아이디어 노트에는 원하는 캐릭터에 도달하기까지 수십 장, 때로는 수백 장의 러프 스케치를 하면서 분투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캐릭터에 고민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주인공과 히로인뿐 아니라 서브 캐릭터까지 설정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테마와 개성을 정하고 설정을 하지만, 평소부터 '이런 캐릭터면 좋겠다' 혹은 '언젠가 이런 주인공을 만화에 등장시키고 싶어' 하는 생각으로 노트 등에 그려두면, 메인 캐릭터가 아니라 서브 캐릭터에 적합한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문장에서 말하는 단락과 같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가 갑자기 누군가에게 점거당한다', '주인공만이 화장실에 있었기 때문에 피할 수 있었다', '주인공의 학교 탈환 작전이 시작된다' 등, 스토리는 이런 에피소드의 흐름과 축적으로 성립합니다.
주인공이 어떤 아이인지? 멋있는가? 밝은 놈인가? 하는 것도 에피소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내는 것도 에피소드의 역할입니다.
32페이지 정도의 짧은 만화에서는 그렇게 많은 에피소드를 넣을 수 없으므로, 중요도와 재미에 따라서 페이지에 할당할 것과 짧게 지나칠 것, 그리고 과감하게 잘라낼 것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보통입니다.
이 4개의 기둥이 스토리를 구성합니다.
어떤 기둥이 더 중요한지가 아니라, 전부 중요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아무리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설정해도, 그것을 살릴 에피소드를 만들지 못하면 독자들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행동 원리는 테마에 좌우되고, 개성을 잘 표현하지 못하면 캐릭터도 에피소드도 죽어버립니다.
스토리를 구상할 때는 우선 이 4가지가 명확한지, 재미있는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확실하다면 재미있는 만화의 토대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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